‘노스펙’ 내건 대전시 청년특보… 합격자 ‘0’

47명 지원, 서류전형 5명 통과
AI활용 정책제안 PT 전원 탈락
市, 기준 조정 후 9~10월 재공모

50명 가까이 몰린 대전시 ‘청년특별보좌관’ 공개 채용이 불발됐다. 대전시는 추후 재공모할 예정이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 인사위원회는 지난 26일 시 홈페이지에 청년특보 최종 합격자를 ‘합격자 없음’으로 공고했다.



대전시는 지난달 지방 별정직 5급 상당인 청년특보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청년 기업을 지원하는 등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만 25세 이상∼39세 청년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학력과 경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 ‘노 스펙(No Specification)’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역량 있는 청년을 모집하기 위해 지원 대상도 대전뿐 아니라 세종·충남·충북까지 확대했다.

서류 접수 결과 47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전 거주자가 39명, 세종 4명, 충남 3명, 충북 1명이었다. 서류 전형에서는 5명이 통과했으나 정책 제안서 프레젠테이션(PPT) 발표 방식으로 치러진 2차 면접 전형에서는 통과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전시는 추후 재공모할 방침이다. 다만 자격 요건과 지원 대상 범위 등은 재검토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스펙’을 배제한 채용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의 한 청년 기업가는 “청년 정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으려면 관련 경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 그런 부분을 보지 않는다면 정책 경험이 부족한 지원자도 지원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청년과 대전시의 가교 역할을 하려면 공개 채용 방식보다는 시에서 청년 기업가 등을 직접 찾아 초빙하는 방식이 나을 듯하다”고 짚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1차 서류 전형에서 청년 정책 제안서를 받았으나 챗GPT와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성한 제안서가 태반이어서 대부분 탈락 처리했다”면서 “2차 전형에선 창의성이나 청년 문제에 대한 이해 등이 외부 전문가 심사위원들의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9∼10월 중 지원 기준과 범위 등 세부 조건을 재조정해 추가 공모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