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
최근 장기 실종피해자 사건을 허위 종결하는 등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제주서부경찰서 앞에 시민이 아닌 경찰을 향한 CCTV가 등장했다.
시민을 감시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되는 CCTV의 시선을 거꾸로 경찰로 돌려 공권력 역시 국민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캠페인이다.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 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지난 30일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를 활용한 게릴라성 공익캠페인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캠페인에는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CCTV 너머를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과 함께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또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메시지도 내걸었다.
제주서부경찰서 앞에는 실제 촬영이나 녹화 기능이 없는 CCTV 모형을 설치했다. 경찰이 시민을 감시하는 기존의 구조를 반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번 캠페인은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 대응과 책임 문제를 꼬집기 위해 기획됐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모 씨 사건에서는 담당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실종자 정보를 경찰 시스템에서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이 장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CCTV 영상 상당수도 보존기간이 지나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의 시신은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발견됐다.
광고연구소는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도 경찰을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CCTV라는 익숙한 감시 장치로 표현했다며, 특정 경찰관 개인을 공격하기보다 공권력의 책임과 시스템의 허점을 풍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에 사용된 CCTV는 실제 촬영이나 녹화, 개인정보 수집 기능이 없는 모형으로, 현장 설치물은 당일 철거됐다.
광고연구소는 캠페인의 기획부터 제작, 현장 설치까지 전 과정을 담은 영상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