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속초관광수산시장 72시간… “이 맛에 삽니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735회는 ‘이 맛에 삽니다’를 주제로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의 72시간을 담는다.

 

설악산의 절경과 푸른 동해, 호수가 어우러진 속초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관광도시다. 휴가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도시가 활기를 띤다. 이 가운데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735회는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의 72시간을 담는다. KBS 제공

연간 약 800만명이 찾는 시장에는 60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닭강정과 튀김 냄새가 골목을 채우고, 싱싱한 수산물이 오가며, 손님을 부르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여행 중 잠시 들르는 즐거운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하루하루 생계를 걸고 일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다큐멘터리 3일’은 한여름 무더위만큼 뜨거운 시장 사람들의 72시간을 따라간다.

 

◆이열치열, 더워야 제맛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여름날, 시장의 열기는 이른 아침부터 달아오른다. 기름 솥에서는 쉴 새 없이 김이 피어오르고, 철판은 뜨겁게 달궈진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지만 상인들의 손은 멈출 틈이 없다.

 

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난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오히려 시장으로 향한다. 이들은 뙤약볕 아래 골목을 누비고, 먹거리를 사기 위해 긴 줄도 마다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무더위지만, 상인들에게는 여름 성수기를 알리는 반가운 신호다. 더울수록 손님이 몰리고, 손님이 많아질수록 시장의 활기도 커진다.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에는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이 있다. KBS 제공

◆세월을 파는 가게

 

젊은 관광객과 다채로운 먹거리로 북적이는 시장 한편에는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이 있다. 해가 뜨기도 전인 새벽, 어물전 좌판에는 얼음이 깔리고 상인들은 손부채질로 더위를 식히며 생선을 다듬는다.

 

여름 활기로 가득한 중앙 골목과 달리, 시장 가장자리의 어물전 상인들에게 한여름 더위는 고된 일상이다. 하루 얼음값조차 벌기 어려운 날도 있지만, 이들은 오늘도 익숙한 자리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손님도 시장도 오랜 세월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때는 이곳 역시 눈코 뜰 새 없이 붐비던 때가 있었다. 장사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됐지만, 상인들은 시장과 함께 세월을 견뎌냈다. 아침마다 가게 문을 열고 단골과 안부를 나누며 새 손님을 맞는다. 그렇게 시장은 단순한 일터를 넘어 삶의 일부가 됐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는 수많은 점포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있다. KBS 제공

◆다시, 이 맛에 삽니다

 

시장에는 수많은 점포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있다.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작은 가게에서 펼치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잃었던 활력을 되찾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사연은 다르지만 시장은 누구에게나 다시 시작할 자리를 내어준다.

 

밤사이 전력 차단기가 내려가 수온을 맞추지 못해 대게 50㎏을 폐기해야 했던 상인은 속상한 마음 속에서도 “파이팅”을 외친다. 최근 건강이 나빠진 뒤 오히려 시장에 나오며 웃음을 되찾았다는 상인도 있다. 대단한 성공보다 소박한 행복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며, 이들은 시장에서 삶을 이어간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는 시장이 되기까지는 제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상인들의 시간이 있었다. 뜨거운 불 앞에서, 비좁은 가게 안에서, 북적이는 골목 한복판에서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낸다. 한여름 무더위도 뛰어넘는 더 뜨겁고 치열한 삶의 열기가 오늘도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달군다.

 

이번 방송의 내레이션은 배우 윤주상이 맡는다. 오랜 시간 ‘다큐멘터리 3일’과 함께하며 이웃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전해 온 윤주상은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시장 골목에 쌓인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