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도 잠긴다"…매년 녹는 아시아 빙하 9만5000개 '비상’

아시아 고산지대의 빙하 약 9만5000개가 매우 빠르게 녹고 있으며, 매년 사라지는 빙하를 물로 환산하면 뉴욕 맨해튼을 366m 이상 잠길 정도라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댄 맥그래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지구과학과 부교수는 아시아 고산지대에 약 9만5000개의 빙하가 있으며, 이들의 전체 면적은 한국과 비슷한 규모라고 밝혔다.

네팔 다딩 지역 갈치에서 한 주민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폭우로 불어난 트리슐리강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맥그래스 교수는 "이 빙하들은 매우 빠르게 질량을 잃고 있다"며 "이 지역 빙하에서 매년 사라지는 질량의 녹은 물을 맨해튼섬에 쏟아붓는다면 1200피트(약 366m) 이상 잠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이 지역 빙하 때문에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꼭대기가 물에 잠기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빙하가 녹으면서 생기는 빙하호다.

 

물이 산악지대에 고인 뒤 주변의 얼음과 암석 등이 만든 자연 제방이 무너지면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져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빙하와 빙하호 붕괴로 큰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랑탕 리룽산 인근에서 암반과 작은 빙하가 함께 무너진 뒤 물과 얼음, 바위, 토사가 계곡 아래로 쏟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프리 카겔 미국 행성과학연구소 선임 과학자는 "산 정상 부근의 암반이 붕괴했고 그 위에 있던 작은 빙하도 함께 무너졌다"며 낙하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얼음이 녹았다고 설명했다.

 

제이슨 굴리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지질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빙하가 녹아 만들어지는 호수를 "시한폭탄"에 비유했다. 빙하가 줄면서 녹은 물이 산악지대에 고이고, 이를 막고 있던 얼음이나 암석 등의 자연 제방이 무너지면 대규모 홍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2023년 10월 인도 시킴주에서는 사우스 로낙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홍수가 발생해 55명이 숨지고 74명이 실종됐다. 당시 1200㎿ 규모의 테이스타3 수력발전댐도 파괴됐다.

 

빙하 감소는 홍수 위험뿐 아니라 장기적인 물 부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의 눈과 빙하는 하천에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수원이며, 이 지역의 물 이용 가능량은 세기 중반을 전후해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수자원에 의존하는 인구는 약 20억명에 이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