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바지’ 언제부턴가 예뻐보이더니…소시 유리도 푹 빠진 ‘하렘팬츠’ [트렌드]

‘편안함=스타일’ 된 패션 공식…레깅스 지고 ‘하렘팬츠’ 급부상
최근 한 달간 검색량 1만1311% 폭증

운동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웰니스’ 생활 방식이 확산하면서 여유로운 실루엣의 하렘팬츠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할머니 고쟁이’ 등으로 불리며 촌스럽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활동성과 멋을 갖춘 바지로 재평가되며 다양한 차림에 활용되고 있다.

 

소녀시대 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31일 업계에 따르면 하렘팬츠는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에 볼륨을 주고 발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가 특징이다. ‘알라딘바지’, ‘벌룬팬츠’, ‘항아리바지’ 등으로도 불린다. 몸에 밀착되는 레깅스와 달리 넉넉한 품으로 움직임이 자유롭고 체형을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어 최근 여유로운 차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연예인들도 하렘팬츠 유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제주에서 생활하는 소녀시대 유리의 일상이 공개됐다. 유리는 새벽 해변에서 하렘팬츠를 입고 능숙한 동작으로 ‘일출 요가’를 즐겼다. 방송인 김나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흰색 상의와 하렘팬츠를 매치한 올화이트 차림을 선보였으며, 배우 송혜교와 손예진 역시 휴가지에서 하렘팬츠를 활용한 모습을 선보이며 편안한 휴양지 차림을 연출했다.

 

배우 송혜교 인스타그램 갈무리

패션 플랫폼 검색량에서도 하렘팬츠의 인기가 확인된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한 달간 ‘하렘팬츠’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가팬츠’ 검색량도 115% 늘었다. 29CM에서는 ‘하렘팬츠’ 검색량이 전년 대비 18배 증가했다. ‘요가 바지’ 관련 상품 거래액도 226% 늘었다. 여성 의류 바지 카테고리 베스트 10위권에 벌룬핏 조거팬츠가 4개 이상 등장할 정도로 여유로운 실루엣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W컨셉에서도 ‘하렘팬츠’, ‘벌룬팬츠’, ‘알라딘팬츠’ 등 관련 검색량이 전년 대비 530% 증가했고 거래액은 110% 늘었다. 에이블리에서는 상승 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최근 한 달간 ‘하렘팬츠’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96% 증가했고 ‘하렘바지’는 2744% 늘었다. ‘알라딘팬츠’ 검색량은 1만1311% 급증했으며 ‘알라딘바지’도 404% 증가했다. 거래액 역시 ‘하렘팬츠’ 1599%, ‘알라딘팬츠’ 1만4133%, ‘알라딘바지’ 1만4466% 각각 늘었다.

 

업계에서는 하렘팬츠의 인기가 일시적인 복고풍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몸매를 강조하는 슬림핏보다 편안한 착용감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여유로운 실루엣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웰니스’ 트렌드가 운동을 넘어 여행과 식생활, 패션 등 일상 생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패션에서도 편안함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요가나 필라테스 등 운동할 때 입던 팬츠를 카페나 여행지 등 일상에서도 활용하는 식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요가바지’, ‘필라테스바지’, ‘하렘팬츠’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 등장하는 등 운동복에서 출발한 여유로운 팬츠가 일상 패션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하렘팬츠(요가팬츠). 사진=부디무드라

활용도가 높은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민소매나 짧은 상의, 티셔츠와 함께 입으면 휴양지나 가벼운 외출 차림으로 활용할 수 있고, 셔츠나 재킷을 더하면 일상복이나 출근복으로도 연출할 수 있다. 바지 자체의 둥글고 풍성한 선이 돋보여 상의를 단정하게 입는 것만으로도 개성 있는 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패션업계의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여성 SPA 브랜드 미쏘는 올해 처음으로 간절기에 입기 좋은 ‘하렘 와이드 팬츠’를 선보였다. 스파오도 하렘팬츠 특유의 넉넉한 형태를 살린 여성용 ‘셔링 벌룬 조거 팬츠’를 출시했다. 탑텐도 여유로운 실루엣의 팬츠를 내놨다. 공식 온라인몰에서 여성 팬츠를 ‘배기·조거’로 별도 분류하고 있으며, 루즈하거나 배기 형태의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탑텐키즈에서는 ‘코튼스판 벌룬핏 배기 팬츠’도 판매하고 있다. 스포츠웨어 업계에서도 하렘과 벌룬 형태의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요가와 웰니스에서 비롯된 편안한 차림이 일상 패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운동할 때만 입는 옷과 일상에서 입는 옷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며 “웰니스 라이프스타일과 편안한 착장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면서 하렘팬츠처럼 여유로운 실루엣의 팬츠에 대한 관심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