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감옥서 텔레그램 지휘…韓 마약 시장 쥐락펴락한 ‘옥중 총책’ 14명 덜미

비쿠탄 수용소 수감 상태서 가격 담합·유통망 조종…전체 물량 절반 차지
검찰, 국내 채널 ‘라부부’ 운영자 구속기소…해외 총책 강제 송환도 추진

해외 수용시설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마약 유통량의 절반 이상을 장악해 온 한국인 마약 총책들의 실체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수용소 안에서 직접 만나 유통 단가를 담합하는 등 국내 마약 시장을 ‘옥중 경영’해온 정황도 확인됐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라부부’ 운영자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랍

 

수원지검. 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회원 230여명 규모의 채널을 운영하며 필로폰 등을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주택가 등에 유통하고 다른 판매상에게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대가로 ‘라부부’의 운영 총책 B씨에게서 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금까지 수사로 드러난 A씨의 개인 범행일뿐 ‘라부부’가 국내에 유통한 마약 규모는 훨씬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책 B씨는 해당 채널을 실제로 지휘하며 막대한 양의 마약을 시중에 유통했다.

 

합수본은 A씨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비쿠탄 수용시설에 수감된 총책 B씨를 포함한 한국인 마약 총책 14명의 연합체 구조를 파악했다. 이들은 수용소 내부에서 서로 접촉해 국내 유통 마약의 단가를 맞추고, 익명 메신저로 국내 조직원들에게 마약 반입과 유통을 실시간 지휘하며 막대한 불법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와 공조해 필리핀 수용소에 있는 한국인 총책 14명에 대한 강제 송환을 추진 중이다. 이들의 신병이 확보되면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 등이 수사를 이어받아 상선 추적 및 불법 수익 환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