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발레단이 신작 컨템포러리 발레 ‘카르멘’(포스터)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한다.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원작 오페라를 바탕으로 자유와 통제, 개인과 체제의 관계를 무대 위에 펼친다.
원작은 군인 돈 호세가 매혹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가 군대를 이탈한 후 벌어지는 치정 사건이다. 카르멘은 사랑이 식은 후 투우사 에스카미요에게 마음을 돌리고, 돈 호세는 질투와 배신감에 휩싸인다. 집시들의 축제장 밖에서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애원하나 거절당한다. 돈 호세는 카르멘을 찔러 죽이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안무·연출·각색을 맡은 정형일은 이 줄거리를 프롤로그와 3막 15장으로 다시 구성했다. 원작의 사랑과 질투의 비극은 감시와 통제가 지배하는 사회의 이야기로 확장했다. 작품은 자유를 갈망한 인간이 이를 통제하고 소유하려 하면서 스스로 파괴하는 과정을 그린다.
카르멘은 누구에게도 소유되거나 규정되지 않는 자유를 상징한다. 체제와 규율 속에서 살아온 호세는 카르멘을 통해 자신이 알던 질서 밖의 자유와 선택을 마주한다. 에스카미요는 자유진영을 이끄는 상징적 인물로, 미카엘라는 다가올 운명을 감지하는 예언자로 등장한다. 주니가는 감시와 통제, 명령으로 유지되는 체제를 대표한다.
무대에는 황소의 뿔과 복면, 케이프, 종, 흰 꽃, 붉은 스카프, 휘파람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이 사물과 소리는 자유와 통제, 저항과 침묵, 기억과 애도의 의미를 장면마다 달리 드러낸다. 프롤로그에서 제시한 불길한 예언은 마지막 장면 ‘예언의 귀환’까지 이어진다.
카르멘, 호세, 에스카미요가 함께하는 리오는 3막에서 다시 등장해 상실을 드러낸다. 비제의 음악 위에는 현대무용의 어휘를 겹친다. 정교한 군무의 대형과 솔리스트의 즉흥적 호흡을 함께 배치해 클래식 발레와 컨템포러리 무용의 경계를 넘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