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7월 설비투자가 전월보다 7% 넘게 늘었다. 반면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가 2% 넘게 감소하고 서비스업 생산(-1.3%)도 4년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전월 소비가 급증하며 생긴 기저효과에 고물가, 폭염 등 여파로 민간 소비 지표가 큰 폭으로 꺾이며 기업과 가계 경제지표가 양극화된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2020년=100)는 120.2로 전월과 같았다. 전산업생산은 4월(-0.5%)과 5월(-0.4%)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6월 2.4% 증가했지만 7월에는 보합을 나타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생산이 0.2% 증가했다. 자동차(-4.5%) 등에서는 줄었지만, 전자부품(20.7%)과 1차 금속(4.2%) 등에서 늘었다. 반도체 역시 소폭(0.5%) 증가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삼성전자 휴대폰 신제품 출시로 전자부품 생산이 크게 늘었다”면서 “자동차의 경우 전달 생산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현대자동차 파업도 일부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호황 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5% 늘었다. 6월(6.9%)에 이어 두 달 연속 7% 안팎 증가했다. 올해 2월(15.0%)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기타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운송장비(15.4%) 및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4.2%)에서 투자가 모두 늘었다. 이 심의관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 증가세가 지속됐고, 이번 달은 항공기와 선박 투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1.1% 줄었다. 5월과 6월 각각 3.3%, 4.2% 늘었지만 7월 감소로 전환했다.
소비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4월(-3.7%)과 5월(-0.1%) 준 이후 6월(2.7%) 증가했다가 7월 들어 감소로 전환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7.7%)와 의복 등 준내구재(-1.4%), 화장품 등 비내구재(-0.1%) 모두 감소했다. 특히 전달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수요가 몰렸던 승용차 소매판매는 11.1% 줄었다. 2024년 1월(-14.6%) 이후 최대 폭 감소다. 가전·통신기기의 경우 전달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할인행사로 소비가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1.3% 줄었다. 2022년 2월(-1.7%)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4월 0.8% 감소한 이후 5월(1.0%), 6월(0.9%) 증가했지만 7월 감소로 돌아섰다. 금융·보험(-4.8%)에서 감소폭이 컸다. 7월 고물가와 폭염 등이 지속되면서 도소매(-1.1%)와 숙박·음식점(-1.1%), 예술·스포츠·여가(-3.2%)도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올랐다.
정부는 소매판매 등이 감소했지만 가전 할인 행사 등에 따른 특이 요인을 제외하면 소비회복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성장의 성과가 민생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월별 변동성을 감안해 6~7월을 묶어서 볼 경우 4~5월 대비 1.5% 증가했고, 8월 카드매출액은 증가율이 확대되는 등 소비회목 모멘텀(동력)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서비스업생산은 2개월 연속 1% 내외로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 영향으로 감소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늘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