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쏟아진 강남, 신고가 이어진 강북

세제개편 한 달, 부동산시장 온도차

보유·양도세 진퇴양난 여파
강남 3구 매물 서울 전체 38%

강북 매물 잠김에 호가 뛰어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 이동”
서울 9월 분양 85가구 ‘찔끔’

“지금 물건이 거의 없어요. 집을 팔고 더 넓은 평형이나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는 분들이 있는데, 갈 곳은 많이 올랐고 대출도 잘 안 나오니까 결국 이사를 못 가는 거죠.”

 

31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건영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최근 매물이 부족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평형이나 지역을 단계적으로 옮기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있지만,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주택을 내놓지 못하는 집주인이 많다는 것이다.

 

거래는 주춤 정부의 8·3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 부담을 우려한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급매물이 늘어나는 반면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며 시장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31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 관련 광고문이 붙어 있는 모습. 최상수 기자

A씨는 “결국 집을 팔지 않으니 이쪽 가격도 떨어지지 않고 점점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중계주공5단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B씨도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매수 문의와 방문은 꾸준하다”고 전했다.

 

정부의 8·3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매물 출회와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지난 3일 6만409건에서 이날 6만6808건으로 6399건(10.6%) 증가했다.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941건으로 15.7%, 서초구는 7630건에서 8868건으로 16.2%, 송파구는 5099건에서 5848건으로 14.6% 늘었다.

 

반면 비강남권은 매물 증가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노원구 매물은 같은 기간 3486건에서 3644건으로 4.5%, 강북구는 757건에서 803건으로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도봉구는 1704건에서 1586건으로 오히려 6.9% 감소했다.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세도 여전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넷째 주(24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9% 올랐다. 중랑구가 0.5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강북구는 각각 0.55%, 도봉·노원구는 각각 0.54% 올라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실거래가와 호가도 오르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 전용 41.3㎡는 7월30일 5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8월8일 5억6000만원, 같은 달 14일 5억8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같은 면적의 호가는 6억원을 찍었다.

 

강남권은 8·3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물은 늘었어도 거래는 주춤한 분위기다. 대출 부담이 큰 데다 향후 가격 흐름을 지켜보려는 매수자들의 관망세도 짙다.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나온 매물에 대해 “세입자를 안고 있는 물건”이라며 “다주택자 물건도 있어 집주인마다 매도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난의 근본 원인인 공급 부족은 계속될 전망이다.

 

직방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26개 단지 2만2704가구로 지난해 9월(1만9695가구)보다 15% 증가했다. 이 중 일반분양은 1만8643가구로 지난해 동월(1만349가구) 대비 43%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분양예정 물량 중 59.6%(1만3537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지만 서울에서는 양천구 목동 ‘브라운스톤목동’ 85가구(일반분양 29가구 포함)뿐이다.

 

경기도에 12개 단지·9544가구(일반분양 8449가구)가, 인천에 3개 단지·3908가구(일반분양 2202가구)가 분양 예정인 것과 대조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고가 지역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월 분양시장에서는 예정 물량(2만8015가구) 중 68%(1만9140가구)가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분양은 예정됐던 1만8861가구 중 77%(1만4571가구)가 공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