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개각에도 부동산 인식 요지부동 집값 폭락 대비 정부 매입 황당 구상 땜질처방 접고 정비사업 활성화하길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또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8.9%로 취임 후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다른 여론조사 추이도 비슷하다. 지지율 추락에는 부동산 정책에 등 돌린 민심과 시장의 서늘한 경고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그제 개각에서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등 부동산 정책라인이 교체된 것도 이런 위기감이 깔린 듯하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별반 달라질 기미가 없다. 이 대통령은 개각하자마자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조세제도를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시정할 것”이라고 했다. 집값 대란의 원인을 정책 실패가 아닌 투기 탓으로 돌리고 세제 개편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재경부·국토부 장관에 현직 차관을 내정하고 경제·부동산 정책을 총괄해 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그대로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도 모자라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을 거론하며 폭락한 주택을 공공주택 보유용으로 대량 매입하는 황당한 구상까지 내놓았다. 부실매물을 국가가 떠안고 시장 왜곡도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세금으로 집을 사들여야 할 지경이라면 그에 따른 재정이나 가계·금융 부실, 경제 충격 등 후폭풍은 감당할 수 있겠나.
대출 억제와 보유세·양도세 강화 등 수요 죽이기나 땜질식 처방으로는 외려 풍선효과와 공급절벽, 전세대란 등 부작용만 양산했던 게 과거의 경험이다. 정부가 지난 1년간 ‘닥치고 공급’ 속도전도 공언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서울 신규 공급물량의 80∼90%를 차지하는 민간정비 활성화는 외면한 채 수도권 빈 땅을 찾아 공공·임대주택만 짓겠다는 방식으로는 꼬일 대로 꼬인 부동산 문제를 풀기 어렵다. 급기야 국토부 장관은 용산공원 아파트 카드까지 덜컥 꺼냈다가 시민의 반발과 시장 불신만 키웠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시와 충분히 사전 협의를 거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용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빈말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사람만 바꿔서는 흩어진 민심이 돌아올 리 만무하다. 부동산 정책 기조와 방향을 확 바꿔야 한다. 새 경제팀은 세제개편안의 징벌적 과세를 바로잡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공급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시장의 실상을 직시하고 실용정부의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