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31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현직 대법관들에게 법적 근거 없이 ‘격려금’ 명목으로 매월 수백만원씩 현금 지급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행정처가 비품 구매·관리 과정에서 밀어내기식 예산 집행 및 불필요한 추가계약으로 수억원대 예산을 낭비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법원은 감사 지적 사항을 반영해 제도 개선안을 자체 마련해 시행 중이라면서도 격려금 지급은 예산의 취지에 부합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대법관 12명에게 2022년∼2024년 4월 월평균 200만원을 격려금 명목으로 현금 지급했다. 일부 기간 월 100만∼15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도 했다. 대법관이 겸하는 행정처장도 같은 기간 매월 300만원씩 받았고, 때에 따라 월 50만∼150만원이 더 지급될 때도 있었다. 2024년 5월부터 지난해 9월 행정처장에게 지급된 현금은 매월 200만∼400만원이었다. 이런 식으로 지급된 격려금이 총 12억9900만원에 달했다. 대법원장에게 지급된 격려금은 없었다.
이미 대법관들은 특정업무경비로 현금 30만원, 정부구매카드 482만원 등 총 512만원을 받고 있는데 별도의 현금을 매월 정기적으로 받은 것이다. 감사원은 “대법원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격려금은 우수부서와 직원 등에 대해 집행하되 법령상 근거 없는 정기적인 지급이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대법관별로 월별 격려금 지급일과 지급액이 상이해 겉보기에 월정액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1인당 연간 지급액이 유사했다고 밝혔다.
비품 구매·관리 과정은 허술했다. 행정처는 2022∼2025년 개인용 컴퓨터(PC) 구매 과정에서 전년도에 구입한 교체물량을 초과하는 예비품을 근거 없이 구매했다. 이렇게 사들인 PC가 지난해 말 기준 6131대에 달했다. 프린터와 스캐너도 이런 식으로 각각 2983대, 559대 사들여 창고에 쌓아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계약에 포함된 PC 운영체계(OS) 업그레이드를 위해 추가계약을 맺어 6억50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