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9-01 01:00:00
기사수정 2026-09-01 00:08:30
특검 13년 구형에서 형량 줄어
횡령 혐의 등 일부 무죄로 판단
法 “종교 지도자로 세계 평화 노력”
윤석열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징역 13년을 구형했으나, 횡령 혐의 등 일부가 무죄로 인정되고 원정도박 증거 인멸 지시 혐의 등은 특검법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되면서 실제 선고 형량은 이보다 크게 줄었다. 종교지도자로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한 점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31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징역 6개월, 정원주 전 비서실장은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이신혜 전 통일교 재정국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한 총재와 정씨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전 의원에게 윤석열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2022년 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하고, 이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2022년 3월 한 총재, 윤 전 본부장, 정씨가 통일교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했다는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이를 위해 교단 자금 2억1000만원을 선교 지원비로 허위 회계 처리해 교회 5개 지구에 송금한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선 “불법영득 의사가 표현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 총재와 정씨가 2022년 10월 카지노 원정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얻고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혐의와 통일교 산하기관 자금과 관련된 업무상 횡령 일부 혐의 등에 대해선 공소기각했다. 이들 혐의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다른 수사 대상 사건과 합리적 관련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소 기각은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이다.
재판부는 한 총재 양형 이유에 대해 “이 사건 전반은 윤 전 본부장이 주도하고 한 총재의 대략적 승인을 받아 실행한 것으로 보이고, 한 총재 개인 이득을 위해 저지른 것이라기보다는 통일교 교세 확장을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종교지도자로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한 것 등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통일교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교단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한 총재가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적 목적을 인식하고 승인했다는 1심 판단에 대해선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