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만 챙겨선 부족하다?”…7000억 장 건강 시장, ‘내 장 맞춤’ 경쟁 불붙었다

매일 한 포씩 유산균을 먹는 데서 끝났던 ‘장 건강 관리’가 달라지고 있다.

 

한국암웨이 제공    

장내 유익균 자체를 보충하는 데 집중했던 시장이 유익균이 살아갈 환경을 만들고, 개인별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균주를 골라주는 방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암웨이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한 ‘뉴트리라이트 비긴’과 ‘뉴트리라이트 프로바이오틱스’를 내놓고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관리하는 전략을 앞세웠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은 2조8230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비타민·무기질, 홍삼에 이어 생산액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암웨이가 1일 선보인 장 건강 솔루션의 핵심은 유익균을 넣는 것뿐 아니라 유익균이 활동할 수 있는 장내 환경까지 함께 관리한다는 데 있다.

 

‘뉴트리라이트 비긴’은 단쇄 프락토올리고당을 비롯한 식물성 원료를 적용해 장내 유익균의 먹이를 공급하는 프리바이오틱스 제품이다. 발효 그린 블렌드와 24종 과채 블렌드, 식물성 부원료, 포스트바이오틱스 등을 함께 넣었다.

 

회사 측은 인체적용시험에서 비긴 섭취 후 뷰티르산 생성에 관여하는 아세트산과 락테이트가 증가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장내 미생물이 활동하기 좋은 대사 환경을 먼저 만들겠다는 개념이다.

 

함께 출시한 ‘뉴트리라이트 프로바이오틱스’에는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분석해 발굴한 독점 균주 2종을 포함해 5종의 유산균이 들어간다. 하루 섭취량 기준 보장균수는 100억 CFU다.

 

한국암웨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HEM파마와 2022년 개인 맞춤형 장 건강 서비스 ‘마이랩’을 국내에 선보인 뒤 11만건 이상의 장내 미생물·대사물질 데이터를 축적했다. HEM파마에 따르면 마이랩 매출은 출시 첫해인 2022년 21억3000만원에서 2024년 63억6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에서 3428개 균주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스크리닝했고, 이 가운데 ‘락티카제이바실러스 파라카제이 뉴트리라이트 272’와 ‘락티카제이바실러스 람노서스 뉴트리라이트 648’ 등 2개 균주를 제품에 적용했다.

 

가격은 30일분 기준 비긴이 6만7000원, 프로바이오틱스가 4만9000원이다. 두 제품을 모두 섭취하면 한 달 비용은 11만6000원이다.

 

경쟁사들도 더 이상 ‘장에 좋은 유산균’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장 건강을 다른 신체 기능과 연결한 복합 기능 제품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대표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을 연령별 제품에서 건강 고민별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둔감한 장’과 ‘예민한 장’ 등 장 상태에 따라 제품을 나누는 한편 피부·코 면역·중성지방·다이어트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프로바이오틱스에 위 건강 기능성 원료인 스페인감초추출물을 더한 ‘락토핏 위케어’를 출시했다. 기존 장 건강을 넘어 위 점막 보호와 헬리코박터균 증식 억제 기능까지 동시에 겨냥한 제품이다. 같은 달에는 장 건강과 체지방 감소 기능을 한 제품에 담은 ‘락토핏 슈퍼슬림’도 선보였다.

 

hy 역시 장 건강과 다른 신체 기능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연구와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바이오리브 면역 유산균’은 자체 개발 균주 HY7017을 활용해 장 건강과 면역 기능을 동시에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기존 액상 중심이던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분말과 캡슐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연구 영역은 더 넓다. 

 

hy는 지난 6월 자체 개발 프로바이오틱스 HY7718을 활용한 ‘장-신장축’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장내 미생물과 장 환경의 변화가 신장 기능과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 살펴보는 연구다. 장 건강 연구가 소화와 배변을 넘어 다른 장기와의 상호작용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CJ 계열도 마이크로바이옴을 미래 헬스앤웰니스 사업의 핵심 축으로 키우고 있다.

 

CJ웰케어는 지난해 11월 ‘바이오코어 피부면역 유산균 캡슐’을 내놨다. 김치에서 유래한 자체 균주 CJLP133을 활용해 장 건강과 피부 면역을 동시에 겨냥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프락토올리고당을 더한 ‘신바이오틱스’ 방식도 적용했다. 해당 피부면역 유산균 제품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음 단계는 개인 맞춤형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장내 미생물을 모사하는 시스템과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별 장 환경에 적합한 소재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6월 국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IHMC)에서 연구 결과를 공개하면서 올 하반기 맞춤형 웰니스 솔루션 출시 계획도 밝혔다.

 

결국 장 건강 시장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유산균이 몇 마리 들어 있는가’가 중요한 차별점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균주를 넣었는지, 유산균이 활동할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개인별 마이크로바이옴 차이를 얼마나 반영하는지가 제품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체 균주와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기업일수록 장 건강에서 면역·피부·대사 등 다른 영역으로 제품을 확장하기 쉬운 구조다.

 

신은자 한국암웨이 대표이사는 “전문적인 검사나 상담 없이 누구나 일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장 건강 솔루션과 개인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유산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이제는 균수 싸움을 넘어 누가 더 많은 한국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제품으로 연결하느냐는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