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수석→국회의원 후보→낙선…다시 AI로 돌아온 하정우

대통령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 발탁

하정우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의 이력은 한국의 AI 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사람과 자리를 바꿔왔는지를 보여준다. 네이버에서 초거대 AI 개발을 이끌던 민간 전문가가 대통령실 첫 AI 전담 수석으로 발탁됐고,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청와대를 떠났지만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다시 정부의 AI 정책 핵심 자리로 돌아왔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 신임 상근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서 열린 취임 인사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하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대통령실 산하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으로서 쌓은 현장 경험과 소버린 AI 등 국가 AI 전략에 대한 전문성을 그의 발탁 배경으로 제시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네이버 AI 혁신센터장으로서 겪은 현장 경험이 국가 AI 정책으로 구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민간 AI 전문가에게 대통령실의 첫 AI 전담 고위직을 맡긴 인선이었다.

 

하 부위원장은 10개월여 만에 정치권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4월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한 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부산 북구를 대한민국 AI의 1번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교육·돌봄·지역경제를 아우르는 3대 공약을 발표했다. 부산 최초 AI 특성화 고등학교 설립, 누구나 AI를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AI 혁신캠퍼스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그의 출마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삼고초려’가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6월3일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온 하 부위원장은 득표율 41.26%로 42.96%를 득표한 당시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1.7%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그는 “저의 노력이나 준비가 부족했고, 주민들께 이를 잘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국가 AI 정책을 담당하던 전문가가 국회의원으로 변신하는 구상은 두 달이 되지 않아 막을 내렸다.

 

지난 6월4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 부위원장의 후속 행선지로 AI가 다시 떠올랐다. 지선 보름 정도가 지난 후, 그가 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으로 유력 검토 중이라며 야권에서 ‘회전문 인사’ 비판이 제기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임문영 전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의 후임으로 그가 내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정권의 인재풀이 얼마나 처참하게 고갈됐는지를 스스로 방증할 뿐”이라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기술관료를 하겠다는 것인지 행보가 대단히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AI 경쟁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터”라며 “이곳은 정치적 패자부활전이나 낙선자 구제용 논공행상을 벌일 대기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하 부위원장을 발탁하면서 대통령실은 그의 민간 AI 연구·개발 경험과 대통령실에서 국가 AI 전략을 설계했던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초대 AI수석으로 전문성을 입증한 하 부위원장은 향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방향을 잡고 산학연 역량을 밀도 있게 결집해 국가 AI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 부위원장은 이튿날 취임 일성으로 대한민국 AI 대전환의 구심점 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세계는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명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국가AI전략위원회가 국가 AI 비전을 제시하고, 민간의 혁신 역량과 정부의 정책 역량을 연결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국가 AI 거버넌스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국가적 역량 결집 △산업·공공·국민 생활 전반의 AI 대전환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리는 ‘모두의 AI’ 실현을 위원회 운영의 중점 방향으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세 축으로 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중심의 민관 협력 강화 등을 내세웠다. 산업·연구·교육·의료·행정 등 사회 전 분야에서 AI가 실질적 혁신 동력으로 자리 잡도록 범부처 협력도 이끈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지역 산업 기반과 인재 육성으로 연결해 수도권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한국형 AI 산업혁명을 완수한다는 구상이다.

 

하 부위원장은 “필요한 정책은 신속하게 결정하고, 부처 간 쟁점은 적극적으로 조정하며, 현장의 걸림돌은 과감히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와 국가 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 대한민국이 글로벌 모범이 되고 세계가 필요로 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