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연령 기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규제 당사자인 청소년 10명 중 6명은 이용 제한에 반대했으며, 청소년 보호를 위해 SNS 이용 자체를 막기보다 플랫폼의 기능과 이용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성인 약 78% 연령 제한 찬성…청소년 59% 반대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만 14~58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청소년의 SNS 이용을 ‘연령 기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0.7%가 찬성했다. 반대는 29.3%였다.
하지만 청소년과 성인의 입장은 크게 엇갈렸다. 성인의 경우 아동·청소년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약 78%가 연령 기준 이용 제한에 찬성한 반면, 만 14~18세 청소년은 찬성 41.0%, 반대 59.0%로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SNS의 긍정적인 영향과 함께 청소년의 과도한 이용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SNS가 취미·관심사 활동과 자기표현, 정보·지식 습득, 친구·가족과의 소통 등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유해 콘텐츠 노출과 사이버폭력, 학업 방해, 개인정보 침해 등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높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청소년의 SNS 이용 과정에서는 스스로 이용시간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경험이 적지 않았다.
청소년 응답자 가운데 91.5%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이용한다’고 답했다.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는데도 계속 이용한다는 응답은 84.5%, 잠을 자야 할 시간에도 계속 이용한다는 응답은 82.0%였다. 이용시간을 줄이려 해도 생각만큼 줄이기 어렵다는 응답도 80.5%에 달했다.
◆ “SNS 오래 보게 만드는 기능, 플랫폼이 책임져야”
플랫폼의 설계와 기능이 이용시간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도 높았다.
‘무한 스크롤’이 이용시간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95.2%로 가장 많았고, 맞춤형 추천 94.0%, 좋아요·댓글 등 사회적 반응 확인 91.7%, 자동재생 89.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청소년 이용 시 제한할 필요가 있는 기능으로는 무한 스크롤이 62.0%로 가장 많았다. 자동재생 54.2%, 사회적 반응 확인 48.6%, 맞춤형 추천 40.6%, 사회적 지표 제시 40.5%, 푸시 알림 36.7% 등이 뒤를 이었다.
제시된 6개 기능 가운데 하나라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92.4%에 달했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았다. 청소년 계정의 개인정보와 공개 범위 등을 안전하게 설정할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94.2%였으며, 유해 콘텐츠 노출을 막을 책임도 94.0%로 나타났다.
콘텐츠 추천 방식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책임은 92.4%, 청소년 이용자의 실제 나이를 확인할 책임은 89.8%, 청소년의 장시간 이용을 유도하는 기능을 축소할 책임은 89.4%였다. 조사한 5개 항목 모두 플랫폼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89%를 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묻는 문항에서도 확인됐다. 청소년의 안전한 SNS 이용을 위해 ‘이용 제한’과 ‘플랫폼 기능·환경 개선’ 가운데 어느 쪽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를 묻자 59.8%가 플랫폼 기능·환경 개선을 선택했다. 이용 제한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40.2%였다.
특히 청소년은 72.0%가 플랫폼의 기능과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바꾸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이용 제한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28.0%에 그쳤다.
◆ 이용 제한 실효성엔 물음표…“우회·풍선효과 우려”
연령 기준 이용 제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우려도 컸다.
응답자의 94.9%는 다른 사람의 계정 등을 이용해 나이 제한을 우회할 수 있다고 봤으며, 90.2%는 제한이 없는 다른 SNS나 온라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고 답했다.
나이 확인 과정에서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 응답도 76.7%였다. SNS 이용을 제한할 경우 청소년에게 필요한 정보나 콘텐츠까지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응답은 66.6%로 나타났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서는 유해 콘텐츠 노출 차단이 94.7%로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였다. 청소년에게 위험할 수 있는 일부 기능 이용 제한도 92.9%로 높았으며, 일정 연령 전 SNS 이용 자체 제한 86.3%, 학교 교육 84.4%, 일정 시간 이상 이용 시 알림 기능 도입 84.3%, 부모와 함께 이용방법·이용시간 정하기 82.0%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국내에서도 청소년 SNS 이용을 둘러싼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14~19세 청소년에게는 과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설계와 추천 알고리즘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