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연회장 공사 계속…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원 사업이자 논란의 대상인 백악관 동관 대형 연회장이 법원 판결에 의한 공사 중단 위기를 넘기고 재판 진행 중에도 공사를 진행한다.

 

보수 우위의 미 연방대법원은 31일(현지시간) 대법관 9명 중 5명의 다수의견으로 연회장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소송을 제기한 내셔널트러스트가 원고 적격을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원고 적격에 대한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급심부터 주장해 온 것으로, 6명의 보수성향 대법관 중 5명이 이 주장을 수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원 사업이자 논란의 대상인 백악관 동관 대형 연회장이 법원 판결에 의한 공사 중단 위기를 넘기고 재판 진행 중에도 공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미국 연방대법원. AFP연합뉴스

이번 결정은 1·2심에서 공사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의 긴급 심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본안 소송의 내용인 연회장 건설 자체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니고, 공사 계속 여부만 판단한다.

 

보수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함께 반대의견을 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21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고 요청을 검토하는 동안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자신이 직접 쓴 반대의견서에서 연회장 공사가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며 “백악관은 그저 평범한 건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대법관들이 낸 다수 의견에 대해 “원고가 입은 피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입법부의 재정권과 워싱턴 내 연방 재산을 규율할 권한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큰 행위(연회장 공사)를 계속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결정은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만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일반적인 소송 진행 속도를 고려하면 연회장 건설 프로젝트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AP 통신은 전망했다.

 

약 9만㎡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은 현재 약 65%의 공사가 완료됐다. 행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골조는 올해 11월 완성되고, 외벽의 상당 부분은 내년 4월까지 완성되며, 전체 프로젝트 완공은 2028년 8월이다. 작업 인력들은 기한을 맞추기 위해 하루 20시간씩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게 행정부의 설명인데, 사법부가 불법 공사로 최종 판결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더 이상 어떠한 만일의 상황이나 의문, 위협도 없이 연회장·군사복합시설이 건설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회장 건물에 지하 벙커와 드론 방어시설 등이 설치된다면서 단순한 파티장 성격이 아닌 ‘연회장 겸 군사복합시설’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는 “이 웅장한 연회장과 군사복합시설은 미국 전체가 매우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될 것”이라며 “위대한 애국자들과 기업들이 전액 자금을 지원함에 따라 이것은 하나의 선물이다. 미국 납세자에게는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록히드마틴 등 기업들과 거액 자산가들이 이 공사에 기부했다. 기부자 상당수가 연방정부와 계약·규제·수사 등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리처드 리언 판사는 연회장 공사가 역대 대통령들이 백악관 부지에서 실시했던 소규모 변경과 비교할 수 없다면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다만 연회장 지하 시설은 백악관 군사 벙커 업그레이드 같은 보안상 이유로 필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지상부 공사만 중단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