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급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개편에 나선다. 먼저 내년에는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하는 ‘하후(下厚)’에 우선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를 줄이는 ‘상박(上薄)’은 추가 논의를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앞선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기초연금 개편방안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 1000억 원에서 내년 25조 7000억 원으로 2조 6000억 원(11%) 늘어난다.
정부는 현행 노인 70%의 목표수급률을 유지하면서 수급자를 소득 하위 0~30%, 30~45%, 45~70% 등 세 구간으로 나눠 지급액에 차등을 둔다.
소득 하위 30%인 348만 명에게는 물가상승분에 더해 월 3만 원을 추가 지원해 최대 38만 원을 지급한다.
하위 30~45%인 174만 명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 9000원을 받는다. 하위 45~70%인 290만 명은 현행 수준인 월 35만 원을 유지한다.
하위 30%와 45%의 소득 수준은 각각 기준중위소득 20%, 40% 수준에 해당한다.
복지부는 노인의 경제 수준과 빈곤 정도를 고려해 구간을 설정했다. 하위 30%는 빈곤선 이하에 있는 계층으로 가장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하위 45%는 2024년 노인빈곤율 35.9%보다 범위를 넓혀 빈곤 노인을 보다 폭넓게 지원하기 위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을 때 적용되는 감액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완화한다.
현재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각각 20%를 감액하지만 내년부터 소득 하위 45%는 감액률을 10%로 낮춘다. 대상은 234만 명이다.
이에 따라 소득 하위 30% 부부가구는 차등지급과 감액 축소를 더해 올해보다 월 12만 4000원을 추가로 받는다. 하위 30~45% 부부가구는 월 8만 6000원이 늘어난다.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 대한 기초연금 문턱도 낮춘다.
현재는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가 소득·재산 수준과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기초연금에서 제외되지만 앞으로는 소득 하위 45%에 해당하면 지급 대상에 포함한다.
하후 차등지급을 위해 추가로 투입되는 예산은 4650억 원이다. 하위 45~70%의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하지 않고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줄어드는 지출은 약 7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보다 내년에 약 6000억 원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노인 70%를 유지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기존에 받던 분이 못 받게 되는 경우는 없다”며 “기존 소득 하위 70%를 유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내세운 ‘하후상박’ 가운데 저소득층에 더 지급하는 ‘하후’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소득이 높은 수급자를 줄이는 방식의 ‘상박’은 뒤로 미뤄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목표수급률 방식에서 소득기준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많은 노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다층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같이 고민해야 하는 만큼 사회적인 논의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