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ETF·ETN 못 산다 … 애프터마켓 제외 확정

거래소, 14일 개장 앞두고 발표

전산개발 등 준비 기간 촉박한데
시장가격 왜곡 심화 우려도 나와
넥스트레이드와 경쟁 ‘숨고르기’
2027년쯤 재차 도입 시도에 나설 듯

한국거래소가 장 마감 후 도입하는 애프터마켓 매매 대상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서 당분간 제한적인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와의 야간 거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던 거래소의 계획 역시 인프라와 제도가 안착한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업무규정 시행세칙 일부개정세칙안’을 마련하고 이달 14일 문을 여는 애프터마켓의 시간외접속매매 대상에서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제외하기로 확정했다. 애프터마켓은 정규 거래시간 이후 오후 8시까지 열리는 시장으로 그동안 국내에서는 NXT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해 왔다.



거래소가 당초 ETF 야간 거래를 추진한 배경에는 내년 출범을 앞둔 NXT와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작용했다. NXT는 이미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합쳐 하루 12시간 거래 체제를 구축하며 점유율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NXT가 본인가를 거쳐 실질적인 ETF 거래를 시작하기 전까지 단독 시장 체제를 유지해 선점 효과를 누리려 했다.

그럼에도 ETF가 매매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업계의 현실적인 우려를 수용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규장 이후에는 기초자산의 실시간 가격 반영이 멈춰 순자산가치(iNAV) 산출이 어렵고,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적정 호가를 제시하며 괴리율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산 개발 등 준비 기간이 촉박한 데다 거래량이 적은 애프터마켓 특성상 시장 가격 왜곡이 심화할 수 있어 수익보다 감수해야 할 위험과 비용이 더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ETF 편입이 무산되면서 NXT와의 경쟁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NXT는 현재 금융당국에 별도의 ETF 취급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지만, 향후 도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NXT 역시 개별 주식뿐만 아니라 ETF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증권사를 별도의 LP로 지정하고, 야간 전산망과 결제 시스템을 추가로 정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와 NXT 모두 장기적인 사업 확장 차원에서 ETF 야간 거래를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관련 인프라가 정비되는 내년쯤 재차 도입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