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모레노(48·사진) 감독이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축구 국가대표팀을 임시로 지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어 모레노 감독의 대표팀 임시감독 선임안을 의결했다.
모레노 감독은 9∼10월 4경기와 11월 2경기 등 A매치 6경기를 지휘한다. 계약 기간은 11월27일까지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축구협회는 6경기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열리는 2027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기는 조건을 계약에 포함했다. 이는 축구계 거버넌스 개혁 작업의 속도에 따라 대한축구협회 새 회장 선임이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보인다. 협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모레노 감독이 A매치 6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향후 정식 감독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
모레노 감독은 임시감독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임시감독에서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적이 있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명장’ 루이스 엔리케 감독 사단의 ‘오른팔’로 불렸던 모레노 감독은 2019년 3월 엔리케 감독이 딸의 건강문제로 스페인 사령탑 자리를 비우자 임시로 3경기를 지휘한 뒤 그해 6월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이 복귀하면서 5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모레노 감독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엔리케 감독을 보좌하며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수석코치를 지냈으며 스페인 대표팀을 떠난 뒤에는 모나코(프랑스), 그라나다(스페인), 소치(러시아) 등을 이끌었다.
코치진도 전원 스페인 출신으로 꾸려졌다. 모레노 감독과 소치에서 호흡을 맞췄던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분석·훈련방법론 전문가인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 스페인 하부리그 지도 경력의 빅토르 브라보 데소토 코치,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동한 하비에르 초카로 피지컬 코치, 라리가 10년 경력의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가 힘을 보탠다.
축구협회는 처음으로 공개채용 형태로 국가대표 사령탑을 뽑았다. 2월 개정된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은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하는 게 원칙이다. 최종 후보 명단에는 모레노 감독을 비롯해 도메네크 토렌트(스페인), 헤수스 카사스(스페인), 에르빈 쿠만(네덜란드) 감독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모레노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해 이미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열의가 인상 깊었다.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선임된 모레노 사단이 국가대표팀의 분위기 전환과 경기력 향상에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