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사퇴 (서울=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모습. 2026.9.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2026-09-01 09:00:13/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해 온 김용범 실장이 어제 전격 사퇴했다. 지난해 6월 임명된 지 약 15개월 만이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만에 사표를 수리했다. 정부가 ‘8·30 개각’을 통해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 6개 부처 장관을 전격 교체하며 ‘국정 쇄신’을 내세운 지 불과 이틀 만이다. 김 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교체 요구가 나왔고, 야당 역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경질을 주장해 온 점에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무엇보다 정책 컨트롤타워인 김 실장을 개각 때는 유임시켰다가 불과 이틀 만에 사표를 수리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최근까지도 김 실장 교체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핵심 경제·부동산 라인을 교체한 뒤에도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과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자 기류가 바뀐 모양새다. 책임이 제기된 핵심 정책라인을 여론의 흐름에 따라 뒤늦게 정리해서는 국정 쇄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오히려 원칙 없이 상황에 따른 ‘엇박자 개각’ ‘즉흥 인사’라는 비판만 키울 수 있다.
개각 과정에서 경제수장인 구윤철 부총리가 보여준 혼선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구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미국 애슈빌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려다 자신이 교체 대상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출장 일정을 취소하려다 강행하는 촌극을 빚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등 주요국 인사들과의 양자 면담 일정을 취소하는 외교적 결례도 문제지만 경제수장이 개각 사실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것은 인사 시스템의 허술함을 드러낸다. 개인의 체면 문제를 넘어 국정 운영의 신뢰와 국가 위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인적 쇄신의 본질은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데 있지 않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과 결정에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그에 맞춰 정책 방향을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쇄신이다. 김 실장의 사퇴가 단순한 ‘꼬리 자르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책 실패의 원인을 냉정하게 되짚고 인사와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까지 바로잡는 것이 국정 쇄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변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