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긴 북·미 대화… ‘미군유해 발굴’로 물꼬 트나

백악관, 유해발굴 관련기관에
회담 합의시 조치사항 질의
국정원 “정상회담 언제든 가능”
트럼프의 대북 유화 움직임 속
북, 인도주의 의제 호응 미지수

미국 행정부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군 유해 발굴 등 구체적인 협력 사안에 대한 실무 검토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브콜’에 이어 행정부 차원의 준비 움직임이 나타난 만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미 국방부(전쟁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켈리 맥케이그 국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진행한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를 도출할 경우 DPAA가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백악관 질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DPAA는 미군 유해 수색·발굴, 신원 확인, 유해 봉환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지난 2019년 판문점서 만난 북미 정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백악관의 질의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잇따라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질의는 북·미 정상 간 만남을 염두에 둔 행정부 차원의 사전 준비란 해석이 나온다. 맥케이그 국장은 “이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뒀을 때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에서 37차례 공동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이 기간 수습돼 신원이 밝혀진 미군은 153명이다.



우리 정보당국도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어느 때라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고,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6·25전쟁 종식을 위한 당사국 간 논의와 관련해 국정원 차원의 별도 접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해 발굴은 인도주의 사안이라는 점에서 북·미 간 실무 접촉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과 별개로 인도주의 의제에 호응할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