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내년 본예산에도 공약 신규사업 없다”…도의회에선 재정 진단 온도차

1355개 사업 원점 재검토해 5465억 감액…“손 안 대면 도민에 더 큰 고통”
복지·급식 등 민생 방어선은 유지…도의회 與野 “도산 위기 아니다” 온도차

재정난에 직면한 경기도가 5000억원 넘는 기존 사업 예산을 잘라내는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이어 내년도 본예산에도 자신의 공약 이행을 위한 신규사업을 반영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1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추미애 경기지사가 추경예산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 지사는 1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이처럼 42조2420억원 규모의 추경안 제안설명을 마쳤다. 그러면서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재정을 회복할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적 해석과 재정 위기 과장론은 일축했다. 그는 “지금 손을 대지 않으면 2~3년 뒤에는 훨씬 더 큰 고통이 도민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수준을 넘어 기존 사업을 깎지 않으면 필수 민생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추 지사는 지출 감축만으로는 재정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세입 구조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지방소비세를 확대하고 지방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줄여야 할 것은 과감하게 줄이고, 반드시 지켜야 할 민생은 함께 지켜내며 정부에 요구할 건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새로운 지방재정 운영의 틀을 경기도에서부터 함께 만들어 가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경기도 제공

도는 이번 추경안을 짜며 총 1355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5465억원을 감액했다. 행사성·일회성 사업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경기신용보증재단 출연금(163억원 감액),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110억원 감액) 등 50억원 이상 감액된 사업만 25개에 달한다. 고위공직자 업무추진비를 포함한 행정운영경비도 222억원 절감했다.

 

다만 도는 확보한 재원으로 돌봄과 급식 등 도민 삶과 직결된 ‘필수 민생 방어선’을 보강했다. 노인 장기요양 시설급여(996억원)와 유·초·중·고등학교 급식비(584억원), 난임 부부 시술비(223억원) 등 취약계층 보호와 저출산 대응에 4800여억원을 우선 배치했다.

 

이날 도의회에선 지방재정 정상화를 둘러싸고 도 집행부와 날 선 대립도 예고됐다. 도의회 여야는 긴축 기조에는 공감하면서도 ‘부도 위기’라는 도의 진단에는 선을 그었다.

 

1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추미애 경기지사(가운데)가 안민석 경기교육감(왼쪽)과 인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 지사와 같은 여당 소속 안광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2025년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12.86%로 법정 기준인 25%보다 낮다”며 “재정 위기라는 말로 도민의 불안을 키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방성환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을 정도로 긴급하고 도산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추 지사의 ‘재정 위기론’을 반박한 바 있다.

 

도의회는 오는 18일까지 이번 추경안에 대한 심의를 이어간다. 여야 모두 “민생 필수 사업을 지키겠다”며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도와 치열한 공방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