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바로 옆에 치폴레”…강남대로에 美 ‘맛집’ 다 모였다

서울 강남대로에 미국 유명 외식 브랜드들이 줄줄이 모여들고 있다.

 

상미당홀딩스 제공    

쉐이크쉑 한국 1호점이 자리 잡은 강남대로 421 바로 옆 423번지에 미국 멕시칸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 ‘치폴레’가 아시아 첫 매장을 열었다. 조금 더 올라가면 강남대로 435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이 있다.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한국 진출 1번지로 꼽히는 강남에서 미국 대표 브랜드들이 사실상 한 줄로 맞붙게 된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치폴레 한국 운영사 에스앤씨레스토랑홀딩스(S&C)는 이날 한국 1호점이자 아시아 첫 매장인 ‘치폴레 강남점’을 공식 개점했다.

 

치폴레는 1993년 미국에서 출발해 지난 6월 말 기준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중동 등에서 4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부리토와 부리토볼, 타코, 샐러드 등을 선택한 뒤 고기와 쌀, 콩, 살사, 치즈 등 원하는 재료를 직접 고르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이 핵심이다.

 

한국 1호점은 강남역 인근에 96석 규모로 들어섰다. 메뉴부터 조리법, 주문 방식까지 미국 매장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치킨과 스테이크, 바바코아, 카르니타스, 소프리타스, 베지 등 6종의 주재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메뉴 가격은 프로틴 종류에 따라 1만2800~1만4800원 수준이다.

 

치폴레의 한국 상륙이 주목받는 이유는 운영 방식에도 있다.

 

한국 사업을 맡은 S&C는 상미당홀딩스 계열 외식기업 빅바이트컴퍼니와 미국 치폴레 본사가 공동으로 만든 합작법인이다. 빅바이트컴퍼니가 51%, 치폴레가 49%를 보유한다. 치폴레가 해외 사업을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 형태로 전개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빅바이트컴퍼니는 국내에서 쉐이크쉑과 잠바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쉐이크쉑은 2016년 강남에 1호점을 낸 이후 10년 동안 몸집을 빠르게 키웠다.

 

2026년 7월 기준 국내 쉐이크쉑 매장은 37개다. 한국에서 쌓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해 두 나라에서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들여온 글로벌 브랜드를 다시 해외 시장으로 확장한 사례다.

 

이 과정에서 빅바이트컴퍼니 외형도 커졌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매출은 1250억7632만원으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다. 2024년 1065억원에서 1년 만에 185억원가량 늘었다.

 

과제도 있다. 외형 확대와 함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4년 19억3720만원에서 지난해 44억1925만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14억6736만원에서 34억6019만원으로 늘었다. 매장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치폴레가 쉐이크쉑의 뒤를 잇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안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이유다.

 

상미당홀딩스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연내 국내 2·3호점을 추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싱가포르 1호점까지 열 계획이다. 한국에서 검증한 운영 모델을 아시아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강남대로 435에서는 또 다른 미국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경쟁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2023년 6월 강남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열었다. 당시 향후 5년간 15개 이상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후 여의도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 등에 이어 지난해 7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8호점을 냈다.

 

한국 파이브가이즈는 초기 흥행을 발판으로 해외까지 진출했다. 동시에 사업이 성장하면서 운영사 에프지코리아의 지분 매각도 추진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사모펀드 H&Q코리아 측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8월 중순 기준 본실사 마무리와 거래 조건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외형 확대가 반드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치폴레에도 시사점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이름값만으로 장기간 국내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운 만큼 출점 속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도 해외 브랜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BKR은 2023년 12월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 국내 1호점을 신논현에 열었다. 올해 초 기준 매장은 약 25곳까지 늘었다. 회사는 연말까지 매장 수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0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커피뿐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푸드 메뉴를 강화해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정착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BKR은 국내 버거킹 약 550개점과 팀홀튼 약 25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8933억원에 달한다. 한 회사가 이미 자리 잡은 글로벌 브랜드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해외 브랜드를 키우는 구조다.

 

쉐이크쉑을 키운 빅바이트컴퍼니가 치폴레를 추가하고,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이 팀홀튼을 확장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국내 외식기업들의 경쟁이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브랜드를 발굴해 한국에 안착시킨 뒤 사업권을 해외까지 넓히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