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후보자 “거주 중심 주택시장 정착… 시장 안정에 가장 중요한 건 주택공급량”

후보자 지명 후 첫 기자간담회
“차등은 완화 차이는 둬야 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세제개편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거주 중심의 주택 시장을 정착시키고, 공급을 확대한다는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후보자 지명 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제개편안 수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재경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만들기 위해 (비거주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지원은 일정 부분 줄여야겠다는 내용을 정상화 과정에서 발표했다”며 “(세제개편안 발표 후) 실거주와 비거주 간 차등이 좀 과하다는 의견을 주셨고, 그런 점을 (수정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등은 완화하지만 차이는 둬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어서 (기본공제) 14억원(실거주 1주택)과 12억원(비거주 1주택)의 구분을 둔 것”이라며 “큰 틀의 기조는 유지하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일리 있는 지적이 있으면 수용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안정의 첩경으로는 ‘공급’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중요한 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야 한다”며 “그와 관련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집값 추세와 관련한 변수로 그는 금리와 인구·가구 구조 변화를 꼽았다. 이 후보자는 “역사적으로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시장은 어려워졌다”며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구 분화가 지금까지 시장을 끌고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분화할지 고민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론 (누구나) 집을 갖고 싶다는 기본적 의지가 있고, 그런 차원에서 집을 많이, 잘 구할 수 있도록 공급을 늘리는 게 정부 대책”이라며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다면 세제, 금융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기자실에서 열린 감담회에 참석하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9월(1일)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는데, 거기서부터 새로 고민할 부분이 있지 않나 한다”면서 “추가로 할 수 있는 것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8만t 공급하고, 100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물가 안정은 민생 경제의 기본이자 양극화 해소의 출발점”이라며 “높은 물가는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석유 최고가격제 연장 여부와 관련해선 “국제유가와 연동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중동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면서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총리로 취임하게 되면 ‘경제현안간담회’를 신설해 부처 간 이견이 크거나 파급력이 큰 사안에 대해 더 긴밀히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부처 장관과 청와대가 수시로, 소규모로 모여 협의에 나서는 등 정부 정책 조정 능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 “기민하게 이견을 조율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준비한다. 과거에 이런 것이 없지는 않았고 녹실회의가 대표적 사례”라면서 “당시에는 녹실이라는 공간적 개념이 녹아있었지만, 우리는 그런 개념이 없고 수시로 소규모로 모여서 빨리 답을 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녹실회의는 1960년대 중반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냈던 고(故) 장기영(1916∼1977)씨가 경제 담당 장관들과 비공개로 현안을 논의하면서 시작된 회의를 말한다. 부총리 집무실 옆 소회의실 카펫과 가구가 녹색이라서 녹실회의라는 별칭이 붙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녹실회의를 열었다.

 

이 후보자는 현재도 운용 중인 경제관계장관회의의 사전심의·조정 기능 역시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주요 경제정책을 국무회의 상정 및 대외 발표 전에 부처·청와대와 함께 면밀히 조율·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