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앤디 버넘 영국 총리 취임 후 첫 영국·프랑스 정상회담이 오는 3일(현지시간) 열린다. 임기 만료가 1년도 채 안 남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런던을 방문하는 것이다. 마크롱은 버넘이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의 주인이 되고 나서 최초로 맞아들이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국가원수에 해당한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의 이번 영국 방문은 프랑스의 국보급 문화재인 바이외(Bayeux) 태피스트리가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영국인들에게 공개되는 특별전 개막식을 계기로 성사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약 1000년 전인 11세기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바이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직물 자수품이다. 서기 1066년 윌리엄 1세의 잉글랜드 정복 과정을 70m에 달하는 그림으로 묘사했다.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지만 영국사의 가장 중요한 대목을 담고 있는 셈이다.
마크롱은 지난 2025년 7월 영국을 국빈으로 방문했을 때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영국박물관 대여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영국박물관은 올해 9월부터 오는 2027년 7월까지 10개월 동안 바이외 태피스트리 특별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지난 7월 극도의 보안 속에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특수 상자 안에 넣어져 바이외에서 런던으로 수송됐다. 이동 시간과 경로 등 모든 세부 사항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모든 구간에서 경찰이 삼엄한 호송 작전을 전개했다. 영국 정부는 만약 태피스트리가 손상을 입는 경우 무려 8억파운드(약 1조4800억원)의 보험금 지급을 프랑스 측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은 2일 열리는 특별전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프랑스·영국의 오랜 우정을 과시할 계획이다. 앞서 프랑스 전문가들이 “태피스트리 훼손이 우려된다”며 국외 반출에 극력 반대했으나, 마크롱은 영국의 문화유산 관리·보존 능력에 강한 신뢰를 보내며 이를 밀어붙였다. 영국박물관도 “전례 없는 세심한 배려를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태피스트리가 프랑스에서 바다 건너 영국으로 이동한 지 2개월 가까이 흐른 가운데 프랑스 문화부는 “태피스트리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버넘과 마크롱의 정상회담은 개막식 하루 뒤인 3일 개최된다. 이 자리에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EU와 영국의 관계 강화, 러시아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지원, 프랑스에서 출발해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상륙하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은 찰스 3세 영국 국왕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의 임기는 2027년 5월이면 만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