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종결’ 부 경장, 아동·치매환자 실종자도 ‘사망했다’ 기록 삭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목록 63건 삭제·미입력
정상 종결된 사건 15건도 입력 후 맘대로 지워
“가출 학생 등 실종 아동법상 보호 대상자 포함”

실종신고 허위종결 혐의로 구속된 제주서부경찰서 부모(34) 경장이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 실종신고도 ‘사망했다’며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부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상의 기록 63건을 삭제하거나 미입력했다. 이 중 여러 건이 18세 미만 아동·치매 환자·장애인 등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실종아동법)상의 보호 대상자로 확인됐다.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현행 실종아동법 대상자까지 기록을 삭제했거나 미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 담당 경찰이 범죄에 취약하고 장기 실종 시 사망할 수 있는 고위험 아동, 정신 장애인 등의 관리 정보까지 삭제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자 발생 시 실종자 정보를 입력 조회하는 경찰 관리 시스템이다. 63건 중 15건은 모두 지역 경찰 등이 실종자 신고 시 곧바로 소재를 파악해 정상적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정작 실종수사팀 담당자인 부 경장은 이들 15건의 관리목록기록을 입력했다가 맘대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관리목록이 삭제된 이 15건 중에도 가출 학생 등 실종아동법상의 보호 대상자가 일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관리목록 기록은 실종자가 변사 등 사망하면 삭제할 수 있고, 기록이 삭제되면 다시 조회할 수 없다. 이 기록이 삭제되면 생존한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이 귀가 후 재차 실종됐을 때 관련 내용을 볼 수 없게 돼 현장 수색 작업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실종아동법은 18세 미만 아동·가출인,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 환자 등 범죄에 취약하거나 장기 실종 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다. 성인 실종 신고과 달리 곧바로 경찰관서의 책임자에게 보고돼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상자의 기록을 누구든 함부로 이용할 수 없다.

 

부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에 근무하면서 298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건 141건은 실종아동법상의 보호 대상자에 대한 신고 사례다.

 

부 경장은 지난 5월과 지난 7월 각각 실종 신고된 성인 실종자 2명에 대한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 성인 실종자 2명 모두 신고 후 수개월 지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신고를 제대로 처리해 수색했더라면 실종자를 찾거나, 정확한 사인을 밝힐 수 있었던 대목이다.

 

경찰은 기존에 드러난 허위종결 2건 외에도 추가 허위종결 사례 10건, 관리목록삭제 15건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 태만한 동기’가 부 경장 범행의 주된 배경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