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면 이름을 남기지 않은 채 22년간 한결같이 나눔을 이어온 충북 충주의 한 ‘이름 없는 천사'가 올 추석에도 변함없는 온정을 전했다.
2일 충주시 금가면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최근 ‘금가면장님 귀하’라고 적힌 등기 우편이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100만원짜리 수표 한장이 동봉돼 있었다. 발송인란은 비어 있어 기탁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기탁자는 2004년부터 설과 추석 명절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기부금이나 후원물품 등을 64차례 보내왔다. 현금 기탁은 54회, 누적 금액은 5590만원에 이른다. 현금뿐 아니라 도서와 우산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도 10차례에 걸쳐 기부했다. 우산은 면사무소를 찾는 민원인들을 위해 쓰이고 도서는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되고 있다. 택배로 전달되는 기부 물품 송장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금가면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물품은 대부분 택배로 도착하는데 보내는 사람 이름 대신 가명만 적혀 있어 이번에도 정체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지 한장 동봉된 적이 없다”며 “혹시라도 편지가 있었다면 신원이 특정됐을 텐데 22년간 그런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면사무소 안팎에서는 "금가면 출신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이 역시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돼 금가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쓰인다. 이는 명절마다 상품권이나 생활비, 집수리 비용 등으로 요긴하게 쓰이며 특히 명절 차례상을 준비하기 어려운 형편의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담당 업무를 맡은 한 관계자는 “요즘같이 자기 이름 알리기도 바쁜 세상에 22년 동안 꾸준히 이렇게 나눔을 이어간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져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