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지막 가늠자’ 9월 모평… “6월 모평보다 국어·수학 어렵고, 영어 쉬웠다”

2일 치러진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지난 6월 모평보다 어렵고,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서는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 영역은 6월 모평과 ‘불수능’ 평가를 받았던 작년 수능보다는 쉬웠다는 평가다. 전 영역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이른바 ‘킬러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OMR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한병훈 예산여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능 9월 모평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전반적인 난이도는 작년 9월 모평과 유사하고, 지난 6월 모평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9월 모평에서 국어는 까다롭기는 했으나 수험생이 접근하지 못할 난도라기보다는 적정한 변별력이 확보된 시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작년 9월 모평과 올해 6월 모평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43점과 132점으로 11점 차이였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서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쉬우면 하락한다. 작년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수험생들로선 이번 9월 모평이 작년 수능보다 다소 쉽게 느껴졌을 거란 분석이다.

 

킬러 문항도 배제됐다. 한 교사는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킬러 문항은 확실히 없었다”며 “추론적 사고 요구로 변별력을 확보하긴 했지만 지문에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것이라 과도한 추론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독서 영역의 8번(인문 철학)과 13번(기술) 문항이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입시업계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면서 “쉬웠던 6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쉽거나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도 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화법과 작문의 경우 분량이나 확인해야 할 정보가 많아 시간이 꽤 소요돼 시간 관리 능력에 따라 점수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2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재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학, 6월 모평 대비 상향 조정…작년 수능 비교 분석은 엇갈려

 

수학 영역은 6월 모의평가 대비 난도가 상향 조정됐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으나, 작년 수능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분석이 갈렸다. EBS와 종로학원은 작년 수능 및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의 적절한 난이도라고 본 반면, 메가스터디교육과 대성학원은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BS 현장교사단 수학 영역 출제 경향 분석을 맡은 남치열 백석고 교사는 브리핑에서 “작년 9월 모평 및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중위권과 상위권을 모두 변별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작년 수능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역대 가장 낮아 체감 난도가 매우 낮았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초고난도 문항으로는 22번을, 중상위권 변별 문항으로는 13번이 꼽혔다.

 

남 교사는 “6월 모평 때 22번은 수열의 귀납적 정의를 물었는데 이번에는 작년 9월 모평이나 수능처럼 다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관계를 묻는 문항이었다”며 “(초고난도인) 22번 문항의 출제경향을 예측해서 특정 단원에 치우친 학습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종로학원도 “6월 모평보다는 어렵고, 작년 수능과는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됐다”면서 “변별력을 확보한 적절한 난이도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미적분은 작년 수능과 전반적인 난이도는 유사하지만 28∼30번 문항이 서로 다른 유형의 고난도 사고를 연속적으로 요구해 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와 시간 부담이 다소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도 “9월 모평이 6월 모평과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려웠다며 "공통과목은 절대적 난도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6월 모평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공통과목에 약점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시행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기자실에서 소명여자고등학교 김진석 교사와 대원외국어고등학교 김예령 교사가 영어 영역 출제 경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어, 작년 수능 및 6월 모평보다 쉽게 출제”

 

EBS 대표 영어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작년 수능과 올해 6월 모평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수능에 출제되지 않은 신유형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중·상위권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21번(함축의미 추론), 33·34번(빈칸 추론), 37번(글의 순서) 등이 꼽혔다.

 

작년 수능에서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3.11%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래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아 ‘불수능’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는 시험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이후 평가원은 출제위원 중 교사 비율을 50%로 높이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6월 모평 역시 매우 어렵게 출제, 1등급 비율이 4.13%에 그치며 재차 논란이 됐다. 

 

김 교사는 “개념을 활용하는 문제에 있어서 작년 9월 모평과 수능, 올 6월 모평에선 추상적 개념이 많이 등장했는데 이번 9월 모평에선 ‘enter’와 같은 흔한 동사를 활용해 선지를 구성하고, 또 핵심 어휘로 작동하게 해서 수험생들이 쉽게 풀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중 실장도 “지난해 수능과 6월 모평과 비교했을 때 지문 자체가 쉽고 길이도 길지 않았다”면서도 “빈칸 유형의 오답 매력도가 높다. 매우 쉬운 ‘물수능’은 아니고 적정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당히 쉽게 출제됐다”며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는 다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이번 모의평가의 EBS 수능 교재 연계율은 국어 51.1%, 수학 50%, 영어 55.6% 수준으로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