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학업 성적을 다른 집과 비교하며 사교육에 과하게 투자하는 ‘지위 경쟁’이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28% 증가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육 경쟁이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세태를 완화하는 방안으로는 사교육에 대한 과세가 제시됐다.
염민철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는 2일 한국은행·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인구 고령화와 장수의 경제학 : 도전에서 기회로’를 주제로 연 공동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염 교수는 이런 지위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을 기준으로 평균 자녀 수가 실제 1.92명보다 28% 많은 2.45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지위 경쟁이 사회적으로 과도한 교육 투자와 저출산을 초래하는 만큼 정부가 개입할 근거가 있다며 사교육 지출에 대한 과세로 재원을 마련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사교육 지출의 비교 기준이 되는 고소득층의 지출에 과세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경제정책을 둘러싼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후미오 하야시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명예교수는 빠른 고령화를 겪는 중국의 경우 2050년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0.73∼1.0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셀라하틴 임로호롤루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후발고령국 69개국이 2024년 수준의 노년 부양비를 2100년에 유지하려면 65세 기준 정년을 20∼25년가량 상향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부양비가 극단적 수준에 이르기 전에 일본의 거시경제슬라이드(연금 급여의 조정 폭을 자동 조절하는 제도)와 같은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황지수 교수는 “출산 5년 후 (한국) 어머니의 소득이 자녀를 낳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43% 낮았다”며 “아버지의 소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황 교수는 1976∼1985년생 중 2005∼2015년 처음 출산한 여성을 표본으로 연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