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취임 첫날부터 전국 경찰지휘부를 경찰청으로 소집한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과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등 경찰관 비위 사건이 잇따르자 기강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첫 대외 일정도 제주 실종사건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김 직무대행은 3일 오전 별도의 취임식 없이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를 주관한다. 통상적으로 지휘부 회의는 화상 회의로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직접 대면으로 전국 18개 시도청 지휘관들을 소집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 자리에서 지휘관의 책임 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출근길에서도 경찰 업무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남청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경찰 비위 사건들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와 행정에 대한 국민 불신이 임계점을 넘어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 신뢰와 믿음이 없으면 경찰 존재 이유가 없다”며 경찰 업무 전반을 하나하나 짚어보겠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개정 대응에 대해서는 “경찰의 명운이 걸린 문제인 만큼 검찰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제도를 원만히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유재성 전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날 이임식에서 “경찰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유 전 직무대행은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는 경찰의 존재 이유마저 되묻게 한다”며 “잘못에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는 18개 시도청장 전원에 고향이나 연고지로 발령하지 않는 향피제(鄕避制)가 적용돼 14명(78%)이 자리를 맞바꿨다.
그동안 시도청장 인사는 출신지를 고려해 이뤄졌지만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번진 향찰(鄕察) 논란으로 지휘관까지 향피제가 적용된 것이다. 다만 시도청장 임기가 짧은 상황에서 향피제가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무영 경찰청장 시절인 2000년에도 경찰 향피제가 1년간 운영됐지만 한계가 지적돼 중단됐고, 이명박정부에서도 토착세력 근절 대책으로 경찰 향피제가 일부 실시됐지만 흐지부지됐다. 김 직무대행은 이와 관련해 “온정주의와 학연, 지연을 끊어내기 위해 지휘부 내 이견은 없다”면서도 직장협의회 등과 계속 소통해 타협점을 찾겠다고 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1년9개월째 공석인 경찰청장 임명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잇단 경찰 부실수사 논란이 오랜 리더십 부재에서부터 비롯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고위직 인사에 대한 대통령 재가가 한밤중에 이뤄진 배경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청장 임명을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직무대행은 3일 첫 대외 일정으로 제주 사건 현장도 방문할 계획이다. 실종 사망자인 60대 남성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30대 장모씨 시신 발견 현장도 찾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