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년 예산안 담대한 투자”… 野 “ETF 국조·제주 실종 특검”

정기국회 막 오르자 주도권 싸움

與, 세종서 예산정책협의회 개최
행정수도 완성 의지 전면 내세워

‘부동산 개혁 후퇴’ 강성층 비판에
李대통령 “일부만 가지고 헐뜯어”

野 “ETF탓 국민자산 수십조 증발”
제주 허위 종결 원점 수사도 강조

여야가 정기국회 초반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의 국회 심의를 앞두고 민생·지역 예산과 부동산 세제 보완에 나서는 한편 행정수도 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 국정조사와 제주 실종사건 특검 카드를 꺼내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2일 김민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첫 전국 순회 예산정책협의회를 세종에서 열었다.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을 의결한 다음 날 김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잇달아 열며 국회 심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與, 세종서 최고위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운데)가 2일 세종시청에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 대표는 “인생은 미완성, 행정수도는 완성. 좋은 구호인 것 같다”며 “행정수도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꿈, 이해찬 국무총리의 의지, 그리고 우리 민주당의 비전을 반드시 완성시키고 실현하겠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김 대표는 약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이끌 담대한 투자”라고 평가하면서도 “거시경제는 회복되고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아직 그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성장의 과실을 국민이 골고루 나눌 수 있는 방향에서 살피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엑스(X)에서 “지금은 성장회복에 더 주력해야 한다”며 성장 중심의 재정 운용 기조를 강조했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전 정권이 만든 성장 보릿고개”라고도 했다. 양극화 완화와 복지 확대도 필요하지만 성장 기반을 먼저 회복해 재정 여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세제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로 손질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12억원 유지 등이 담긴 정부 조정안에 대해 “김 대표가 고위당정에서 얘기한 내용의 일부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 반영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와 임대사업자 과세 등을 놓고 추가 보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 유지 등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 ‘개혁 후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두고 “더 중요한 것들은 외면하고 전체를 보지 않은 채 극히 일부를 가지고 헐뜯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일각의 비판을 향해 “비거주 1주택, 초고가 주택, 다주택의 양도세 감면 축소 등은 간과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격적인 강성 주장만이 아니라 정책 내용 전체를 살펴보고, 강남 등지의 주택가격이 지금 왜 급락하고 있는지 그 이유도 살펴보기 바란다”며 “정책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부정의고 고수하는 것은 무조건 옳은 것일까”라고 했다.

 

민주당이 첫 순회 협의회 장소로 세종을 택한 데는 행정수도 완성 의지도 담겼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추진을 약속했고, 지난 7월27일 세종시청을 찾아 연내 입법에 “분명한 진전”을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행정수도 완성을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국토 공간 대전환의 1번 과제”라고 규정했다.

기자회견 나서는 張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당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장 대표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 배경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미래에셋 로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정탁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대통령 세종집무실 공사 착수비 2057억원과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설계비 1191억원이 반영됐다. 김 대표는 두 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행정수도특별법의 연내 여야 합의 처리 가능성을 원내에서 살피도록 했다. 조상호 세종시장이 당내 ‘행정수도 세종 완성 특별위원회’ 설치를 요청하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지역 현안과 예산 문제를 놓고선 “언제든 찾아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맞불을 놨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 전 실장의 사퇴 배경과 상품 도입 과정, 금융당국의 의사결정까지 조사 대상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에 대해서도 특검 추진 방침을 밝혔다. 사건을 허위 종결한 부모 경장의 직접 범죄 또는 연루 가능성과 지휘라인의 관여 여부까지 원점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ETF 사태를 “수십조원의 국민 자산이 증발한 중차대한 국정조사 대상”으로 규정하며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 감독원장 경질과 정책 결정·시행 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