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0달러·美 금리 쇼크에 코스피 4% 폭락…네고 물량에 원화만 나홀로 강세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격화로 국제유가와 글로벌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코스피는 4% 가까이 급락했고 금값도 약세를 보였으나, 원·달러 환율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에 힘입어 소폭 하락 마감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20% 오른 배럴당 90.22달러에 마감하며 90달러선을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이 주요 에너지 인프라와 군사 기지를 겨냥해 공습과 보복을 주고받으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영향이다.

 

중동 전운 고조로 코스피가 사흘 만에 하락 전환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9% 하락한 6562.72, 코스닥은 2.10% 내린 803.98, 서울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 종가 대비 1.7원 내린 1,368.7원을 각각 기록했다. 뉴스1

고유가가 촉발한 물가 상승 우려로 글로벌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799%로 마감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대외 금리 상승 여파에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930%에, 10년물 금리는 4.7bp 상승한 연 4.41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3.08포인트(3.99%) 하락한 6562.72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9196억원과 2조43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역시 4%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도 17.27포인트(2.10%) 내린 803.98로 마감하며 800선을 간신히 지켰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글로벌 금리 상승의 타격을 받아 내림세를 보였다. 국내 금(99.99_1kg)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9% 하락한 1g당 19만810원을 기록했다.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실물 자산인 금은 시중 금리가 오르면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져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 흐름 속에서도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내린 1368.7원에 마감했다. 중동발 악재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인덱스가 100에 육박하며 강세를 나타냈지만, 국내 수출업체의 대규모 달러화 매도 물량이 이를 압도하며 환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