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앞바다 예인선 왜 뒤집혔나…예인 중 균형 잃었을 가능성

'운항 불능' 컨테이너선 예인 시도…2척 출항 가능성 제기
전문가 "엔진 마력 중요…운항 방향과 예인줄 일직선 이뤄야"

2일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예인선 전복 사고의 원인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9분께 오륙도 동쪽 약 9㎞ 해상에서 부산 선적 286t급 예인선 A호가 전복됐다.

2일 오후 부산 오륙도 남동방 약 9㎞ 해상에서 8명이 탑승한 286톤급 견인용 예선 티엔에스캐처 호가 전복돼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A호는 발견 당시 컨테이너선 B호 바로 옆에서 뒤집혀 선체 일부가 물에 잠긴 상태였다.



A호에는 한국인 6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 등 모두 8명의 선원이 승선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인 50대 남성 1명은 바로 옆에 있던 B호에 구조됐고, 한국인 50대 남성 1명은 A호 선내에서 중앙해양특수구조단에 의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나머지 6명은 실종돼 해경이 야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에는 A호 생존 선원과 B호 선원의 진술이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B호는 다른 예인선에 이끌려 인근 항구로 옮겨지고 있다.

사고 지점을 고려하면 A호가 B호의 예인작업 중 뒤집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B호는 라이베리아 선적 6만6천332t급 컨테이너선으로 알려졌다.

A호와 B호의 규모 차이가 커 A호가 무리한 예인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규모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융합학부 교수는 "예인선 규모보다는 엔진 마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일 오후 부산 앞바다에서 보이는 사고 상선의 모습. 

다만, A호의 예인 방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는 있어 보인다.

B호는 선박 위치 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사고 당일 항해 상태가 'Not Under Command'(조종 불능)로 표시돼 있었다. 전기적 요인 등으로 운항 불능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선박을 예인할 때는 선박 전방에서 예인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공 교수는 "예인선 운항 방향과 예인줄이 일직선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예인선이 균형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A호는 B호 전방에서 예인 작업을 하던 중 전복된 뒤 조류에 밀려 B호 옆으로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있다.

B호가 있던 해역으로 예인선 2척이 출항했다는 부산항 현장 관계자 증언도 나왔다.

예인선 2척이 컨테이너선 양쪽에 1척씩 배치돼 예인하던 중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사고 해역은 파고가 1∼1.5m로 비교적 높았다. 여기에 초속 4∼6m의 북서풍이 불었고, 조류는 북동쪽으로 0.5노트(시속 0.9㎞) 속도로 흘렀다.

해경은 A호 생존 선원과 B호 선원의 진술, 선박교통관제시스템(VTS) 자료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A호 선체도 조사 대상이다. 다만 A호는 수심 약 87m의 바다에 완전히 침몰한 상태여서 수색과 조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산해경은 이날 사고 수사본부를 편성하고 본격적인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해경 관계자는 "조사 초기 단계라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