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대리인을 맡았던 변호사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3만여명을 대리해 제기한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이 현직 교사들로부터 문항을 제공받고 대가로 수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았으나 무죄 판결을 받은 ‘일타강사’ 현우진(39)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청구인 ‘3만5000명’ 투표용 헌법소원, 사전심사서 각하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1일) 도태우 변호사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주민 등 3만5216명을 대리해 청구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일 투표용지 부족 위헌확인’ 사건을 지정재판부 사전심사에서 각하했다. 도 변호사가 사건을 청구한 지 3개월 만이다. 각하는 청구인 적격 등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을 본안 판단 없이 종결하는 결정이다.
청구인들은 올해 6월3일 치러진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해당 사태와 관련해 헌재에 접수된 헌법소원은 이 사건을 포함해 총 4건으로, 이 중 3건은 6월 모두 각하됐다. 이 중 일반 시민이 낸 사건에서 헌재는 청구인이 침해를 주장한 기본권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자기관련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헌재법 72조 3항 5호에 따라 각하했다.
헌재는 전날 각하한 사건에서도 청구인 대다수에 대해 자기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 본인의 투표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됐다는 주장이나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단지 이들 중 일부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선거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는 사실만 기록으로 확인될 뿐이라고 헌재는 설명했다. 실제 투표가 지연됐다고 주장한 청구인에 대해서도 번호표를 받아 투표를 마친 이상 선거권이 제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檢, ‘수억원대 문항 거래’ 현우진 1심 무죄에 항소
검찰은 이날 현우진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 부장판사는 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현씨가 현직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은 문항 제공이라는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청탁금지법상 금지되는 금품이 아닌 사적 거래에 따른 채무 이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현씨 등이 교사들에 지급한 돈은 실제 제공받은 문항의 대가로 인정되고, 그 액수 역시 문항의 가치에 비해과도하다고 보긴 어려워 청탁금지법상 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현씨에게 문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현직 교사 2명과 교재 개발업체 관계자들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씨는 2020∼2023년 EBS 교재 집필진이나 수능·모의고사 출제위원을 지낸 현직 교사 3명으로부터 문항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총 4억여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씨는 기소 직후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문항 거래 사실은 인정했으나 “문항 공모, 외부 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