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수달 가족이 산다…생물자원관, 27마리 서식 확인

올 1~4월 수달 분변 분석
27마리 모두 혈연관계

한강에 총 27마리의 수달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수달. 연합뉴스(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국립생물자원관은 1∼4월 한강 본류와 지류 27개 지점에서 채집한 분변 106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한강에 수달 27마리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수달은 한강 본류에서 21마리, 지류에서 6마리였다. 성별로는 암컷 16마리, 수컷 11마리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2022년 한국수달보호협회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서 확인된 15마리보다 12마리 늘어난 수치다. 당시에는 한강 본류와 지류 17개 지점에서 확보한 분변 34점을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달 개체별 유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서식 현황뿐 아니라 개체 간 혈연관계도 파악됐다. 분석 결과 확인된 27마리 모두 형제·자매 등 서로 혈연관계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수달 가족 5개가 확인됐다.

 

수달 가족을 비롯한 개체들은 한강 동부 지역에 주로 분포했다. 가장 많은 수달이 확인된 곳은 송파구 성내천으로 5마리였으며, 한강대교 일대 4마리, 양재천·잠실대교·중랑천에서 각각 3마리가 확인됐다.

 

수달은 과거 한강을 비롯한 전국 하천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모피를 위한 남획과 수질 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 서울 한강에서도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강변이 콘크리트화되고 팔당댐 건설로 상·하류 수생태계가 단절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서울 한강에서 수달의 흔적이 다시 확인된 것은 2016년이다. 당시 한강 지류인 탄천에서 수달이 헤엄치는 모습이 촬영됐고, 이후 광진교 일대에서 수달 가족이 발견된 것을 비롯해 밤섬과 고덕천, 성내천, 중랑천, 홍제천 등에서도 수달이 잇따라 관찰됐다.

 

지난 3월 6일 오전 3시쯤 청계천과 중랑천 합수부에서 먹이 활동 중인 수달. 연합뉴스(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전문가들은 수질 개선으로 물고기 등 먹이가 확보된 데다 2000년대 이후 진행된 자연성 회복 사업으로 강변에 수달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 점을 수달 개체 수 증가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준위협종(NT)’으로 분류된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한강 수달의 지속적인 증가는 한강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사람과 도시 야생동물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과학적 조사·연구와 보전·관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