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한우 선물세트 시장의 가격대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10만원 안팎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실속형 상품이 늘어나는 한편, 백화점에서는 수백만원짜리 초프리미엄 한우까지 등장했다. 고물가에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와 명절만큼은 고급 선물을 찾는 수요가 동시에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한우 전략도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추석맞이 온라인 한우장터’를 연다. 강원한우, 대관령한우, 의성마늘소, 장수한우, 지리산순한한우 등 정육 브랜드를 포함해 모두 18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올해 처음 한우 선물세트도 내놨다. 1+등급 등심과 불고기 총 1.8㎏을 담은 ‘원뿔 한우 감사 선물세트’는 12만원대, 1++등급 등심·불고기·국거리 총 2.4㎏으로 구성한 ‘투뿔 한우 진심 선물세트’는 15만원대에 판매한다. 각각 600개씩 총 1200개 한정 물량이다.
일반 정육 가격도 1등급 100g 기준 등심 7370원, 채끝 8330원, 양지 4260원, 불고기·국거리 3250원으로 책정했다. 사골과 우족, 곱창은 물론 떡갈비·곰탕·육포 같은 가공식품까지 품목을 넓혔다.
대형마트도 ‘실속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추석 사전예약 상품 900여개를 마련하면서 축산 선물세트 가운데 10만원 미만 상품을 확대했다.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 가운데 사전예약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할인 폭이 큰 예약 판매에 몰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롯데마트 온라인 플랫폼 제타에서는 한우 정육 2㎏ 세트를 1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00g으로 환산하면 6450원 수준이다. 행사카드로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10%, 30만원 이상이면 12% 할인 혜택도 적용한다.
이마트는 가격 경쟁에 ‘산지직송’을 더했다.
이마트 앱의 산지직송 서비스 ‘오더투홈’에서는 오는 20일까지 한우를 포함한 추석 선물세트를 최대 40% 할인한다. 추석용 오더투홈 상품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린 76종으로 확대했다. 충북 음성 한우를 금빛 바구니에 담은 ‘한우 금바구니 세트’ 등 산지 특색을 살린 상품도 내놨다.
산지직송 자체를 찾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오더투홈 월평균 매출은 전년보다 30.7% 늘었고, 지난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보다 132% 증가했다.
백화점의 전략은 조금 다르다.
가격 부담을 낮춘 소포장 상품을 늘리면서도 초고가 상품을 함께 강화해 소비층을 넓히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추석 한우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10% 늘린 12만세트 준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1++등급 한우와 특수부위를 200g 단위로 나눠 담은 소포장 제품을 강화했다.
소포장 수요가 실제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전체 한우 선물세트 매출에서 소포장 ‘소담 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5%에서 지난해 34%까지 올라왔다. 회사 측은 올해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편에는 초고가 상품이 있다.
1++등급에서도 최고 수준의 마블링을 갖춘 한우를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 등은 가격이 200만~300만원대에 이른다. 제주 흑한우와 유기농 목장 한우 등 희소성을 앞세운 상품도 한정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추석 예약판매 품목을 지난해보다 25% 늘린 370여종으로 확대했다. 이 가운데 축산 상품은 35종이며 한우는 예약 판매 기간 5~10% 할인한다. 대표 상품으로 ‘한우 암소 스테이크’ 등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도 축산·수산·청과 등 190여개 추석 선물 품목을 예약 판매하면서 ‘미식 페어링’ 한우 세트와 스테이크용 한우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추석 사전예약 매출이 전년보다 95%, 올해 설에는 120% 늘어난 만큼 예약 판매를 핵심 판매 채널로 키우고 있다.
올해 한우 선물 경쟁의 특징은 단순한 고급화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우자조금의 12만~15만원대 세트와 롯데마트의 10만원 안팎 상품처럼 가격 부담을 낮춘 제품이 한쪽에 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백화점들이 1++등급과 희소 부위, 산지와 품종을 앞세운 수백만원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같은 한우라도 ‘얼마나 싸게 사느냐’와 ‘얼마나 특별한 것을 선물하느냐’로 시장이 갈라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