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부부 영국行에 트럼프 “무례한 이들… 기쁘다”

평소 영국 왕실에 남다른 존경심 드러내
부자 갈등에서 아버지 찰스 3세 편들어
“나 같으면 돌아온다고 해도 안 받아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둘째 아들 해리(41) 왕자가 부인 메건 마클(45)과 함께 미국을 떠나 영국에 정착하기로 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는 평소 찰스 3세와 영국 왕실에 남다른 존경심을 표해 왔으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메건을 향해선 험악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누던 도중 ‘지난 6년간 캘리포니아주(州)에서 거주해 온 해리 부부가 최근 영국으로 돌아간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는 “나는 기쁘다”며 “나는 (그 부부의) 팬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그들 부부가 영국 왕실을 매우 무례하게 대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메건을 겨냥해 “그녀의 행동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해리는 2016년 할리우드 인기 스타인 메건과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메건은 해리보다 나이가 많고 이혼 경력도 있었다. 보수적인 영국 왕실이 보기에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 혼혈로 태어난 메건이 왕자의 짝으로 탐탁치 않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도 해리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2022년 별세) 여왕은 2017년 5월 두 사람의 혼례를 허락했다. 이듬해인 2018년 5월 해리와 메건은 런던 외곽 윈저성(城)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로부터 2년 만인 2020년 해리 부부는 영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다. 그러면서 영국 왕실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듬해인 2021년 해리는 미국 방송에 출연해 “아내 메건이 피부색 등을 이유로 영국 왕실로부터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2023년에는 ‘스페어’(Spare·예비용)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을 형 윌리엄(44) 왕세자의 유고(有故)에 대비한 예비용에 불과했다고 자조했다. 아울러 윌리엄과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자신은 물론 메건에게도 정서적 학대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 왕실와 해리 부부는 완전히 갈라섰다. 다만 최근 찰스 3세와 해리 부자(父子) 간에는 상당한 수준의 화해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해리 부부가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해리 영국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두 사람은 2020년 영국 왕실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미국에서 거주해왔으나, 최근 해리와 아버지인 찰스 3세 국왕 간에 화해가 이뤄지며 영국 귀환을 결정했다. 게티이미지

평소 찰스 3세와 영국 왕실에 남다른 존경심을 표해 온 트럼프는 “나는 찰스 3세처럼 관대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내가 영국 왕실의 일원이라면 나는 그들 부부를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부부를 향한 트럼프의 적대감은 메건과의 악연 때문인 측면도 있다. 메건은 2016년 대선 당시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처럼 트럼프 비난에 열을 올렸다. 그는 트럼프의 선거 공약 등을 비판하며 “여성 혐오적이고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첫번쨰 임기 도중인 2019년 영국을 국빈 방문하며 언론 인터뷰에서 메건을 맹비난했다. 당시에 이미 해리 왕자의 부인으로 영국 왕실 일원이 돼 있던 메건을 겨냥해 “못된 X”(nasty)이라고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영국 국내에서 논란이 확산하자 트럼프는 재빨리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