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등장에도… 백악관 사진 기자들이 좇는 ‘이 여성’ [이 사람@World]

트럼프 언론 보좌관 겸 핵심 측근 나탈리 하프
불륜설 제기되자 멜라니아 직접 출현해 부정
‘애착 담요’ 등 불리며 여전히 언론 이목 끌어

“여러분이 저를 많이 그리워했다고 들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여기에 있어요.”

 

지난 8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리니아 트럼프(56) 여사가 백악관 로즈가든(장미 정원)에서 열린 기부 행사 도중 취재진에게 던진 뼈있는 말이다. 올해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인디카 자동차 경주 대회 ‘프리덤 250 그랑프리’를 앞두고 행사를 주최한 인디카 그리고 방송 중계권을 가진 폭스 측이 멜라니아에게 미국 대학생들 학비 명목으로 200만달러(약 28억원)를 전달하는 의식이었다.

지난 8월31일(현지시간) 나탈리 하프 미국 백악관 언론 담당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안에서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AP연합뉴스

멜라니아는 7월19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 대 아르헨티나 결승전을 트럼프와 함께 관람한 뒤 1개월 넘게 종적을 감췄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멜라니아를 놓고 언론에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여러분이 나를 많이 그리워했다고 들었다’는 멜라니아의 발언은 바로 이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사실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며 ‘은둔’을 즐기는 멜라니아의 성향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7월19일 이후 무려 한 달 동안 멜라니아의 ‘행방’에 대중의 시선이 집중된 까닭은 따로 있다. 나탈리 하프(35)라는 여성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요 항공사 및 여행사 임원들과 만났다. 미국에 가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려 호텔과 상품 판매점의 매출을 올림은 물론 관련 일자리도 창출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5년 미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약 6800만명으로 ‘관광 대국’ 프랑스(약 1억200만명)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런데 백악관을 출입하는 사진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에는 유독 나탈리 하프 얼굴이 자주 등장했다. 백악관 언론 담당 보좌관을 맡고 있는 하프는 트럼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관리하며 한시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늘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다니면서 트럼프가 읽을 뉴스 기사와 SNS 게시물을 종이로 인쇄해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해 ‘인간 프린터’(human printer)란 별명을 얻었다. 심지어 트럼프를 위한 ‘애착 담요’(comfort blanket)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우리 식으로 하면 ‘문고리 권력’이란 뜻일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나탈리 하프 미국 백악관 언론 담당 보좌관(가운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안에서 활짝 웃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른쪽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왼쪽 남성은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AP연합뉴스

지난 7월 7∼8일 이틀 일정으로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트럼프는 멜라니아를 동반하지 않고 홀로 참석했다. 그런데 회의 종료 후 귀국길에 이란의 암살 음모를 접한 트럼프가 급하게 비행기를 갈아타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 등 고위직 인사들은 모조리 따돌린 채 하프만 대동했다는 점이다.

 

야당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민주당 소속인 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조지아주)은 트럼프를 겨냥해 “일할 생각은 없고 그저 ‘날아다니는 궁전’(대통령 전용기)을 타고 나탈리와 함께 여행을 하고 싶어 할 뿐”이라고 직격했다. 사실상 트럼프와 하프의 불륜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백악관은 “정계에서 단연 최고의 한심한 인간”이라고 오소프 의원을 맹비난했다. 언론은 ‘하프가 누구인가’를 놓고 집중 취재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행정부 관계자들 발언을 인용해 “하프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