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들 이어갈 수 없어”… 법원, 구광모 LG 회장 파양 청구 기각

상속 소송 이어 파양도 1심 완승… 김영식 여사 “관계 정리될 때까지 끝까지 갈 것”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양어머니인 김영식 여사가 제기한 파양 청구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 분쟁에서 비롯된 양측의 갈등이 가족관계 해소 소송으로 번졌으나, 1심 사법부는 구 회장의 법적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이은주 판사는 3일 김 여사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재판상 파양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구체적인 판단 사유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 2004년 ‘장자 승계’ 양자 입적… 상속 분쟁 속 파양 소송까지

 

구 회장은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 전 회장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해 온 LG그룹의 전통에 따라 2004년 조카인 구 회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이후 2018년 구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구 회장은 선친의 ㈜LG 지분 대부분을 상속받아 그룹 최대주주이자 총수 자리에 올랐다.

 

양측의 균열은 경영권과 직결된 상속 재산 배분 문제에서 표면화됐다.

 

김 여사와 두 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2023년 “선친의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며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 이어 김 여사는 해당 소송 1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11월쯤 구 회장과의 양친자 관계를 단절하겠다며 별도의 재판상 파양 소송을 청구했다.

 

◆ 김 여사 “끝까지 갈 것” 항소 시사… 상속 소송 2심도 본격화

 

김 여사 측은 양부모가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파양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민법 제905조 제2호를 소송 근거로 제시했다.

 

김 여사 측 대리인은 원고와 피고의 실질적인 관계를 감안할 때 모자관계 해소가 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패소 판결 직후 김 여사는 입장문을 통해 법적 다툼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김 여사는 “가정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저와 구광모 회장이 어머니와 아들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각자의 가정과 삶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며 “이 관계가 정리될 때까지 끝까지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구 회장은 그룹 승계의 법적 명분과 정통성을 지켜내며 1심 판결 기준 연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상속회복 청구 소송 1심 재판부 역시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가 유효하며 기망 행위가 없었다고 보고 구 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다만 김 여사가 파양 소송 항소 의사를 밝힌 데다, 오는 4일 서울고법에서 상속회복 청구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리는 만큼 LG가(家)를 둘러싼 법적 다툼의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