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삼전닉스에 전기료 25조 선납 제안

전력망 재원 마련·부채 부담 덜기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 치 전기요금, 약 25조원을 미리 내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건설에 쓸 재원을 미리 확보하면서 부채 부담도 덜어보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뉴시스

3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기요금 선납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20조원, SK하이닉스는 5조원 규모다.

 

한전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4조1000억원, SK하이닉스가 9000억원의 전기요금을 낸 점을 토대로 5년 치 금액을 산정했다. 두 회사가 1년에 걸쳐 선납금을 내고, 한전이 매달 전기요금을 선납 잔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선납한 요금에 대해 국고채 2년물보다 높고 한전채 2년물보다 낮은 수준의 이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싸게 돈을 조달하고, 기업은 국고채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자로 산정된 금액만큼을 전기요금에서 할인해주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제도를 제안했지만, 기업의 참여 여부와 이자율, 선납 규모·기간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논의가 성사될 경우 한전은 사채 외 자금조달 수단을 가지게 됨으로써 대규모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무위험자산에 대한 안정적 수익과 신규 공장의 적기 가동을 담보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가 210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난이 심화한 한전으로서는 제안해볼 만한 방안이다. 한전 측은 “국가적으로는 한전채가 흡수하던 시중자금이 민간부문으로 흘러가 중소·중견기업 등 국내 기업 전반의 채권 발행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