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남정훈 기자] “오늘도 만약 세이브 상황이 온다면 등판시켜야죠”
두산과 LG의 2026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3일 서울 잠실구장. 이날 유독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3년여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LG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기로 한 고우석(28)의 복귀 인터뷰가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LG와 1년 5억원의 계약을 맺은 고우석은 이날 곧바로 1군에 등록됐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LG 염경엽 감독에게 3일부터 당장 고우석의 등판이 가능하느냐고 묻자 “일단 컨디션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시차 문제가 있어서 컨디션이 영 좋아보이진 않았다. 5시30분에 면담을 해보고 나갈지 안 나갈지 결정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나갈 수 있다고 한다면, 오늘은 마무리 (손)주영이를 비롯해 (우)강훈이까지 다 쉬어줘야 하는 날이라 세이브 상황에 던지게 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복귀전부터 너무 타이트한 상황에 내보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염 감독은 “우석이가 신삥도 아니고...”라고 답했다.
염 감독의 고우석 활용 방안은 마무리 손주영 앞에 등판하는 8회 셋업맨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 이전 LG 불펜에서 부동의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고우석이지만, 올 시즌은 이미 주전 마무리로 손주영을 낙점한 상황이기에 고우석은 리드 상황 때 7~8회에 등판해 1이닝 혹은 1.2이닝 정도까지 맡는 셋업맨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염 감독은 “중간에서 1이닝, 상화에서 따라나 네 다섯 타자까지 맡기려고 한다”면서 “이제 휴식일이 생기니까 최대한 활용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더그아웃에서 염 감독을 만나기 전 가졌던 복귀 기자회견에서 고우석은 “남은 경기가 적긴 하지만,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되찾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전해주자 염 감독은 씩 웃으면서 “(고)우석이가 말했으면 됐지. 저는 그런 말 안하겠습니다”라며 속내를 감췄다.
3위 수성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던 두산과의 주중 3연전에서 두 경기를 먼저 잡으며 위닝시리즈는 최소 확보한 상황. 이날 두산 선발이 올 시즌 KBO리그 최강의 구위를 뽐내는 곽빈이지만, 스윕까지 해낸다면 LG의 분위기는 더욱 치고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염 감독은 그저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주어진 여건에서 어떤 경기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다. 때로는 시합을 포기한 것도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 한 것이었다. 야구란 게 누구 한 명이 잘 한다고 다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저는 감독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고, 선수들은 선수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하면서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가줘야 한다. 제가 후반기 시작하고 8연패 하고 싶어서 했겠습니까? 앞으로도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이겨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