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빛나고 꽃이 피어난다’…전북 가을 축제 잇달아 개막 [지방자치 투데이]

30주년 맞은 무주 반딧불축제 4일 팡파르
부안 상사화·장수 한우·진안 홍삼 잇따라
가을 맛과 역사, 자연을 만나는 잔치마당

여름의 뜨거운 기운이 조금씩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전북의 풍경도 달라진다. 산과 들에는 가을빛이 내려앉고, 섬에는 상사화가 피어난다. 밤하늘에는 반딧불이가 빛을 내고 고대 유적에는 화려한 빛이 입혀진다.

 

가을 문턱에 접어들면서 전북의 자연과 역사, 농특산물, 첨단기술을 소재로 한 축제가 4일부터 다음 달까지 잇따라 펼쳐진다. 특히 올해 30주년을 맞은 무주반딧불축제를 시작으로 익산과 부안, 장수, 진안 등에서 지역의 색깔을 담은 축제가 관광객을 맞는다. 10월에는 김제와 전주, 군산, 임실, 정읍 등으로 축제의 무대가 더욱 넓어진다.

 

지난해 열린 무주 반딧불축제 야간 드론쇼 모습. 무주군 제공

◆30돌 무주반딧불축제 ‘신비탐사’ 등 대거 확대

 

가을, 전북 여행의 출발점으로 가장 먼저 눈여겨볼 곳은 무주다. 무주군은 4일부터 12일까지 무주예체문화관과 등나무운동장, 지남공원, 남대천 및 반딧불이 서식지 일원에서 제30회 무주반딧불축제를 연다고 3일 밝혔다.

 

‘반디의 빛 세계를 만나다’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30주년을 맞아 생태환경축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체험과 볼거리를 한층 확대했다. 가장 큰 변화는 대표 프로그램인 ‘반딧불이 신비탐사’다. 축제 기간에만 반짝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반딧불이가 실제 출현하는 시기에 맞춰 계절별 상설 프로그램으로 확대했다. 올해 축제 기간에는 모두 9차례 탐사를 진행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1박2일 생태탐험과 반디 캠핑도 마련된다. 반딧불이 주제관은 기존보다 5배가량 규모를 키워 반딧불이의 생애를 비롯해 장수풍뎅이와 메뚜기, 나비 등 22종의 곤충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세계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강화해 영어·일본어·베트남어 안내 서비스와 외국인 전용 탐사버스를 운영하고, 글로벌 음식·태권도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밤이 되면 축제장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400여 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는 드론쇼와 안성낙화놀이, 레이저쇼, 경관분수, 불꽃놀이가 이어지고 글로벌 퍼레이드와 키즈존, 물벼락 페스티벌, 음악 공연과 전자음악 파티 등 세대별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환경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친환경 운영도 이어진다. 다회용기 사용을 축제장뿐 아니라 읍면의 1000원 국수 식당까지 확대하고, 페트병 분리배출과 폐건전지 수거·교환 등 탄소중립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997년 시작한 무주반딧불축제는 바가지요금과 일회용품, 안전사고 없는 ‘3무(無) 축제’를 지향하며 생태환경 축제로 성장해 왔다. 올해는 여기에 30주년이라는 시간의 깊이를 더해 자연과 사람,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축제로의 도약을 꾀한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에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활용한 레이저 아트쇼가 펼쳐지고 있다. 익산시 제공

◆백제의 시간을 빛으로…국가유산 미디어아트

 

무주에서 자연의 빛을 만났다면 익산에서는 백제의 시간을 빛으로 만날 수 있다.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익산 미륵사지’가 4일부터 27일까지 미륵사지 일원에서 열린다. 매일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진행하는 행사는 ‘성시’, ‘현시’, ‘여시’라는 세 가지 시공간 주제로 구성된다. 특히 사라진 목탑을 빛으로 되살리는 ‘Reborn: 목탑의 귀환’을 비롯해 동·서탑 레이저 아트쇼와 당간지주 미디어파사드 등 역사 유산과 첨단기술이 결합한 야간 콘텐츠가 펼쳐진다.

 

익산 교도소 세트장에서는 10~13일과 18~20일 ‘제5회 익산 호러 홀로그램 페스티벌’이 이어진다. 홀로그램 기술과 공포 콘텐츠를 결합한 이색 축제로, 호러 홀로그램 체험과 대형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코스프레 분장대회, 공포형 게임, 댄스 공연 등 21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익산 도심에서 신나는 밴드 음악과 치킨을 함께 즐기는  ‘제2회 치킨·락밴드 페스티벌’이 5~6일 이틀간 중앙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다. 익산직장인밴드연합회가 주관해 청소년과 직장인, 시민이 음악을 매개로 함께 어울리는 도심 속 문화축제다.

 

지난해 열린 제19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 참여형 프로그램인 '아빠와 함께 토마토스파게티 만들기'에서 아이들이 레드 푸드를 이용해 요리에 도전하고 있다. 장수군 제공

◆장수 가을의 붉은 맛 ‘한우랑사과랑축제’

 

장수에서는 가을의 맛이 기다린다. 10일부터 13일까지 의암공원과 누리파크 일원에서 열리는 ‘제20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는 장수한우와 사과를 비롯해 토마토와 오미자 등 지역 대표 ‘레드푸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특히 올해 축제장에서는 일반 한우의 두 배에 달하는 1700㎏짜리 초대형 종모우 ‘대한이’가 방문객을 맞아 장수한우의 우수성과 상징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장수군 대표 농특산물인 한우와 사과, 토마토, 오미자 등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옥슨80’, ‘샌드페블즈’, 김연자, 박현빈 등 가수 공연 무대를 잇달아 펼쳐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올해 ‘제20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1700㎏짜리 초대형 종모우 ‘대한이’가 방문객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장수군 제공

지난해 축제에는 전국에서 32만여명이 찾았고 현장 매출도 3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군민이 주도하고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를 확대해 지역 농특산물의 판로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올해는 20회를 맞아 축제장을 관람객 중심의 쾌적한 공간으로 새로 단장하고 먹거리와 휴식 공간을 더 편리하게 구성해 이동 편의를 높였다”며 “화려한 야간 경관을 보완하고 주차·위생 관리를 강화해 풍성한 먹거리와 다채로운 공연·체험을 안전하게 즐기는 잔치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안 홍삼 매력 에 위도 상사화·오성한옥마을까지…

 

진안에서는 홍삼의 고장답게 건강과 먹거리를 앞세운 축제가 열린다.

 

18일부터 20일까지 마이산 북부 일원에서 열리는 진안홍삼축제는 ‘홍삼의 매력에 스며들다!’를 슬로건으로 홍삼을 활용한 먹거리와 체험, 공연, 참여형 프로그램 등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진안군에서 처음 열리는 전북도민체육대회와 연계해 스포츠와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한다. ‘2026~27 방문의 해’와도 연계해 진안의 관광자원을 알릴 예정이다.

 

부안군은 섬 전체가 꽃밭으로 변신한 위도 상사화 군락지 일원에서 제11회 위도 상사화축제를 5~6일 연다. 초가을이면 위도 곳곳에 흰색 상사화가 피어나 섬 전체가 순백의 물결을 이룬다. 꽃길을 걸으며 스탬프를 모으는 ‘꽃길 스탬프 투어’와 상사화 사진 촬영대회,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에코 플로깅 등 꽃과 섬의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완주에서는 19~20일 오성한옥마을에서 오픈가든축제가 열린다.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가을 풍경 속에서 다도 체험과 오픈가든 피크닉, 스탬프랠리 등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전북 김제시 벽골제에서 열린 제27회 김제지평선축제 개막식에서 수많은 방문객들이 몰려 흥겨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김제시 제공

◆10월엔 ‘김제지평선축제’ 등 풍성한 잔치마당

 

10월이 되면 전북의 축제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진다. 1일 김제지평선축제를 시작으로 전주비빔밥축제와 전주 얼굴없는 천사축제,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 군산 시간여행축제가 2일부터 잇따라 열린다. 이어 임실N치즈축제(8~11일), 정읍구절초축제(8~18일), 남원 흥부제(9∼11일), 순창 장류축제(15∼18일), 고창모양성제(15∼19일)가 열리는 등 전북 곳곳에서 가을 축제가 이어진다.

 

김제에서는 드넓은 들녘과 농경문화를 만날 수 있고, 전주에서는 전주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과 도시의 역사·문화를 즐길 수 있다. 군산에서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을 배경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임실에서는 치즈를 매개로 한 체험과 먹거리가 방문객을 맞는다. 정읍에서는 구절초가 만들어내는 가을 풍경이 여행객의 발길을 기다린다.

 

이처럼 올가을 전북의 축제는 단순히 한곳에 모여 공연을 즐기는 행사를 넘어 지역의 자연과 역사, 농특산물, 문화유산을 직접 경험하는 여행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무주에서 반딧불이의 신비로운 빛을 따라 밤길을 걷고, 익산 미륵사지에서 천년의 역사를 빛으로 만나고, 위도의 상사화와 장수의 붉은 먹거리, 진안의 홍삼을 거쳐 10월 김제와 전주, 군산, 임실, 정읍으로 이어지는 가을 축제 여행. 유난히 길고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맞이하는 시기, 전북의 축제들이 지역의 계절을 여행의 기억으로 바꾸는 새로운 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