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사의… “李 대통령과 측근, 나를 걸림돌로 여겨”

“국민통합 생각·철학 많이 달라
소신 발언 2∼3년 뒤에 평가를”
李, 연임불가 의사… 사실상 경질

이재명정부 초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온 이석연(사진) 위원장이 9일 취임 1년 만에 물러난다. 현행 규정상 이 위원장에게도 2년 임기가 적용되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신임 여부를 확인한 뒤 계속 맡기지 않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달받고 중도 퇴진을 결정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이 일사불란하게 국정을 추진하려는 과정에서 나를 걸림돌로 여긴 것 같다”며 “내가 한 말이 걸림돌이었는지는 2∼3년 후에 평가해보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에 “저는 9월9일자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기가 만료돼서 물러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신임 여부를 물었고, 대통령이 계속 맡길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전달받은 뒤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통합위원회 설치·운영 규정은 지난해 개정돼 위촉위원 임기가 1년에서 2년으로 늘었고, 개정 당시 임기가 끝나지 않은 위원에게도 적용하도록 했다. 이 위원장은 “임기는 부칙 조항에 의해 명백히 2년”이라면서도 “대통령은 임기가 1년일 때 나를 임명했기 때문에 대통령한테 한 번 더 신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홍익표 정무수석에게 “9월9일까지 연임 발령이 없으면 물러나라는 뜻으로 알고 준비하겠다”는 뜻을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고 했고, 2일 전성환 경청통합수석으로부터 “대통령께서는 연임 의사가 없다”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통합을 둘러싼 정부와의 철학적 차이도 퇴진 배경으로 들었다. 그는 “내란 세력과 그 동조자들만 빼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 대통령을 비판했던 사람, 야당을 지지한 사람들도 서로 인정하고 같이 가면서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며 “조금 생각이 다르다고 적대시하는 통합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페이스북에서도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제가 다시 공직에 나선 것은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재임 중 민주당의 법왜곡죄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고, 최근에는 이 대통령에게 민주당 탈당을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이 위원장의 대통령 탈당 주장에 대해 “헌법에 대한 무지 내지는 오해에 기초한 논리”라고 공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