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잠실 3연전’은 LG의 ‘스윕 엔딩’…2년차 박시원으로 KBO리그 에이스 곽빈을 잡다니! 오스틴의 결승 솔로포-손주영의 3연투도 빛났다 [잠실 리뷰]

[잠실=남정훈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이별을 고하는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의 마지막 3연전은 LG의 ‘스윕 엔딩’이었다. LG가 2년차 신예 박시원으로 두산을 넘어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는 곽빈을 잡아내며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곽빈을 무너뜨린 한 방은 LG 타선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오스틴의 솔로포였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1회말 LG 선발투수 박시원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LG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오스틴의 결승 솔로포와 생애 첫 5이닝(무실점) 투구에 성공한 박시원의 호투를 앞세워 1-0 신승을 거뒀다. 두산과의 마지막 잠실 3연전에서 내리 3연승을 달린 LG는 67승1무51패가 되며 이날 창원 NC전이 비로 취소된 4위 KIA(63승2무52패)와의 승차를 2.5경기 차, 3연패를 당한 5위 두산(61승4무55패)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리며 3위 수성을 한층 더 공고히 했다. LG와 두산은 이날 경기까지 15번의 맞대결을 펼쳤고, 마지막 잠실 더비는 1경기가 남았다. 

 

이날 경기는 누가 봐도 두산에 기우는 선발 매치업이었다. 두산의 이날 선발은 올 시즌 24경기 11승5패 평균자책점 2.36 탈삼진 170개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곽빈. 반면 LG의 선발은 2년차 신예 박시원. 후반기부터 선발 등판의 기회를 받고 있지만, 한 번도 5이닝 투구를 해본 적도 없었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27일 NC전에서는 1.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조차 “(박)시원이는 5이닝 3실점만 해줘도 대성공 아닌가. 당장 시원이에게는 어떤 성과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내년에도 선발로 쓰기 위한 밑작업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LG 문정빈을 삼진아웃 시킨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듯, 박시원으로 곽빈을 이겨낸 LG다. 박시원은 최고 149km를 찍은 직구(42구)와 슬라이더(20구), 커브(11구), 스플리터(1구) 등을 섞어던지며 두산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피안타 2개, 4사구 2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곽빈도 최상의 투구를 했다. 최고 158km를 찍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마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대포알 직구(41구)에 커브(26구), 커터(13구), 체인지업(11구), 슬라이더(9구)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4회초 1사 상황에서 LG 오스틴이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4회초 1사 상황에서 LG 오스틴이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4회초 1사 상황에서 LG 오스틴이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옥에 티가 있었다. LG 타선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오스틴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 오스틴은 곽빈과의 1회 첫 맞대결에서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려내며 감을 예열했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B-2S에서 8구째 157km짜리 직구가 ABS존 바깥쪽 상단에 걸치고 들어온 공을 그대로 받아쳤고, 이 타구는 133m를 날아가 잠실의 가장 깊숙한 중앙 담장을 넘겼다. 오스틴의 시즌 36호 홈런. 이날 비로 경기가 취소돼 39홈런에서 멈춘 홈런 선두 KIA 김도영과의 격차를 3개 차로 줄인 오스틴이다.

 

곽빈에겐 이 피홈런 하나가 자신의 승리투수 자격은 물론 팀 패배도 막지 못했다. 7이닝 동안 LG 타선을 상대로 피안타 3개 볼넷 1개만 내주며 완벽히 틀어막았지만, 이 피홈런이 너무나 뼈아파았다. 곽빈은 탈삼진 8개를 솎아내 시즌 탈삼진은 178개로 늘렸고, 평균자책점도 2.36에서 2.31로 낮춘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3년만에 친정팀 LG트윈스 야구단에 합류한 전 메이저리거 고우석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LG는 박시원 이후 4이닝이 문제였다. 3년여이날부터 LG 선수단에 합류한 고우석은 시차 적응 문제로 등판이 불가한 상황. ‘염갈량’이라 불리는 염경엽 감독의 귀신같은 불펜 운영을 통해 4이닝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7회에 이우찬과 김진수가 나서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8회 등판한 김영우는 1사 후 안타 2개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으나 안재석을 유격수 팝플라이, 대타 강승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박시원의 승리투수 자격을 유지해줬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LG 마무리투수 손주영이 승리를 확정짓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 LG에서는 손주영이 등판했다. 이틀 전 등판해 16구, 전날 등판해 14구 던졌던 마무리 손주영의 생애 첫 3연투. 경기 전만 해도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의 3연투를 막기 위해 휴식을 부여하겠다고 했으나 고우석의 투구가 불가한 상황에서 손주영이 등판을 자청했다. 트레이닝 파트의 피로도 체크 결과 등판이 가능하다는 사인이 나왔고, 손주영이 ‘잠실 더비’ 3연전 스윕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의 선두 타자는 까다롭기 그지없는 양의지. 그러나 손주영의 팀 승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3구 삼진으로 양의지를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지만, 곧바로 위기에 몰렸다. 김민석의 2루타성 타구를 박해민이 끊어내지 못하고 펜스까지 굴러가면서 김민석이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3루. 평범한 외야 뜬공 하나로도 블론 세이브가 나올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손주영은 세베리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다. 이어 최근 타격감이 좋은 조수행을 볼넷으로 내보낸 손주영은 대타 박지훈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끝내 지켜내며 3루측 LG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2년차 신예 박시원은 선배들의 노력으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