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사러 갔다 과자까지 집었다”…정육 매대 옆 꼬깔콘, 한달여만에 21만봉

대형마트 정육 코너의 삼겹살 매대 옆에 과자가 등장했다. 상추와 쌈장, 마늘이 놓이던 자리에 꼬깔콘이 함께 진열됐다.

 

롯데웰푸드 제공    

처음에는 낯선 조합이었지만 판매 속도는 빨랐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7월 말 출시한 한정판 ‘꼬깔콘 쌈장삼겹살맛’은 한 달여 만에 당초 3개월간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던 초도 물량을 모두 출고했다.

 

4일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유통망에 납품된 물량은 21만 봉이다. 소비자가 계산대에서 실제 구매한 POS 판매량이 아닌 제조사가 유통업체에 공급한 물량이다.

 

대형마트 매장에서의 판매 속도도 빠른 편이다. 회사 측 집계로 점포당 하루 평균 50봉 이상 팔리고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주말 사이 입고 물량이 동나 추가 진열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대형마트에서 쌈장삼겹살맛이 기존 꼬깔콘 제품보다 3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판매량만큼 눈길을 끈 것은 진열 장소다.

 

꼬깔콘 쌈장삼겹살맛은 일반 스낵 매대뿐 아니라 일부 대형마트 정육 코너에도 놓였다. 삼겹살을 고르는 소비자에게 과자를 함께 보여주는 연관 진열이다.

 

과자를 사려고 스낵 코너를 따로 찾지 않아도 고기를 고르는 순간 제품이 눈에 들어온다. ‘쌈장삼겹살맛’이라는 직관적인 이름도 삼겹살과 과자를 자연스럽게 한 장면으로 묶었다.

 

맛만 바꾼 신제품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언제, 어디에서 제품을 발견할지까지 판매 전략에 넣은 셈이다.

 

소비자들은 봉지를 뜯어 그대로 먹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SNS에는 꼬깔콘 쌈장삼겹살맛을 실제 쌈장에 찍어 먹거나 상추에 삼겹살과 함께 올려 쌈을 싸 먹는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밥에 비벼 먹는 등 새로운 조합도 등장했다.

 

제품을 자기 방식대로 조합해 즐기는 ‘모디슈머’ 소비가 붙은 것이다. 제품명이 제안한 삼겹살과 쌈장의 조합을 소비자가 실제 식탁에서 재현하면서 신제품 자체가 하나의 놀이 소재가 됐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야장’ 분위기를 제품에 입힌 전략도 맞물렸다. 롯데웰푸드는 구운 삼겹살의 풍미에 달고 짭조름한 쌈장 맛을 더해 야외에서 고기와 술을 즐기는 장면을 제품에 담았다.

 

쌈장삼겹살맛을 포함해 마성옥수수맛, 워킹타코맛, 버터구이오징어맛으로 구성된 ‘꼬깔콘 야장시리즈’ 4종은 출시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80만 봉을 넘어섰다. 21만 봉은 이 가운데 쌈장삼겹살맛 한 제품의 한 달여간 납품 물량이다.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도 마트에서 호프집으로 넓혔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13일까지 서울 을지로 만선호프에서 꼬깔콘 협업 행사를 진행한다. 현장에서는 ‘꼬깔콘 스페셜 나쵸’를 하루 20개 한정 판매한다.

 

우삼겹야끼소바와 쌈장삼겹살맛, 마늘치킨과 고소한맛, 을지로골뱅이와 매콤달콤한맛, 먹태와 군옥수수맛을 묶은 세트 메뉴 4종도 각각 하루 25세트만 선보인다. 생맥주 주문 고객에게는 하루 선착순 50명에게 꼬깔콘 매콤달콤한맛 한 봉을 증정한다.

 

마트에서는 삼겹살 옆에 과자를 놓고, 호프집에서는 기존 안주 옆에 꼬깔콘을 붙였다. 과자를 간식으로만 떠올리던 익숙한 소비 장면을 식사와 술자리까지 넓힌 것이다.

 

롯데웰푸드는 쌈장삼겹살맛의 인기가 꼬깔콘 브랜드 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생산라인 가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흥행의 배경에는 이색적인 맛뿐 아니라 진열과 소비 방식의 변화가 있었다. 삼겹살 옆에서 과자를 발견하게 하고, 소비자가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SNS에 올리게 한 뒤 다시 야장 안주로 제품을 끌고 나왔다.

 

정육 매대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꾸준한 판매로 이어질지는 추가 생산 물량의 실제 판매 속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