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개시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차기(2027~2030년) 금고 선정을 앞두고 광주은행과 NH농협은행 간의 신경전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금고 지정 평가 항목에 금융기관 영업망의 ‘시·군·구별 분포’를 반영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되자 광주은행은 곧바로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4일 광주은행은 해당 조례 개정안과 관련해 “금고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금융기관이 단기간에 조정하기 어려운 평가 기준을 신설·강화하는 것은 선정 절차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례 개정안이 현재 1금고를 차지하고 있는 NH농협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57년간 광주시 1금고를 맡아왔지만 올해 5월 치러진 통합특별시 첫 시금고 선정에서 NH농협은행에 밀려 2금고로 선정됐다. 당시에도 독립 법인인 지역농협(단위농협)의 점포 수와 실적이 NH농협은행의 실적으로 합산 평가돼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광주·전남 지역 내 NH농협은행 점포는 91곳(광주 28곳, 전남 63곳) 수준이지만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 점포 580곳(광주 132곳, 전남 448곳)을 더하면 총 671곳으로 늘어난다. 반면 광주은행은 광주·전남 지역 전체 점포를 합쳐도 126곳에 불과하다. 이에 광주은행을 포함한 6개 지방은행(전북·부산·경남·제주은행·IM뱅크)은 행정안전부에 “금고 지정 평가 시 지역농협 실적을 NH농협은행 실적에 합산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발의된 개정 조례안은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 항목을 평가할 때, 기존의 관내 전체 점포·ATM 설치 대수뿐만 아니라 ‘5개 자치구 및 22개 시·군별 분포도’까지 반영하도록 했다. 이렇게 될 경우 광주 도심에 점포가 집중된 광주은행보다 전남 농어촌 구석구석까지 영업망을 갖춘 NH농협은행 측이 유리해진다.
광주은행 측은 “시·군·구별 분포도를 직접 반영하면 광범위한 농어촌 영업망을 이미 확보한 특정 금융기관에 일방적으로 유리해 신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다만 오는 8일 정례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번 금고 지정에 즉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지방자치법상 조례 효력은 공포 후 20일이 지나야 발생하는데 효력 발생 전에 시금고 모집 공고가 나면 기존 기준이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례 통과 여부와 공고 시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것”이라며 “결국 세부 평가 기준을 세울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