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불꽃축제에 몰리는 100만명…축제 후 서울에는 무엇이 남을까

서울세계불꽃축제 5일 여의도서 개최
서울 대표 축제로…올해는 전야제도
콘텐츠 확장 등 지속 가능 필요성 제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5일 오후 열리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을 앞두고 일대가 자리를 선점하려는 이들의 돗자리로 가득 찼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3일부터 돗자리를 가져다 놨다’거나 ‘어떻게 잠을 자느냐’는 반응에 ‘돗자리 위에서 잠을 잔다’ 등 글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10분까지 한국·미국·영국 대표팀의 불꽃쇼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수많은 인파 속 축제가 끝난 뒤 서울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에서 관람객들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뉴스1

 

앞서 2024년 노들섬에서 축제를 지켜봤던 기자에게 남은 기억은 용산역까지 걸어오는 동안 거리 곳곳에 내려앉았던 매캐한 화약 냄새와 뿌연 연기였다. 한순간의 장관을 위해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대형 축제인 만큼 불꽃이 사라진 뒤 남아야 할 것이 화약 냄새와 쓰레기만이어서는 곤란하다.

 

관광업계는 축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 도시 브랜드 형성 등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관람객들이 여의도에만 머무르지 않고 마포·용산·동작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숙박·교통·외식·쇼핑 등의 소비를 만들어낸다. 불꽃 자체가 소비의 종착점이라기보다 거대한 사람의 이동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인 셈이다.

 

올해 축제에서는 이런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시도가 이어졌다. 전야제 실시로 축제 기간이 이틀로 확대됐고, 본행사 당일에도 오후 1시부터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의도 물빛무대 앞 광장에서는 오후 1~10시 푸드트럭존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오후 8시부터 9시10분까지 펼쳐질 메인 불꽃쇼까지 더하면 관람객이 축제를 즐길 시간은 9시간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다.

 

축제를 즐길 공간도 넓어졌다. 서울시는 노들섬 전체를 ‘오렌지플레이 존’으로 지정해 별도의 관람·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고, 여의도 한강공원뿐 아니라 이촌한강공원 등 주변 거점을 관람 구역으로 안내했다. 관람객의 분산은 특정 구역 밀집도를 낮춰 안전관리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축제와 주변 지역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불꽃을 다른 콘텐츠와 결합해 도시 전체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것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나타나는 흐름이다.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공동체의 역사와 정체성을 공유하는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고, 일본에서는 ‘하나비(花火)’가 지역 마쓰리와 전통 먹거리·공연 등과 결합해 지역의 하루를 구성하는 콘텐츠로 활용된다. 중동의 대형 도시들은 드론 라이트쇼와 미디어, 조명 기술 등을 불꽃과 결합해 도시의 현대성과 규모를 보여주는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있다. 축제 전후의 이벤트를 더해 불꽃쇼를 도시 전체의 경험으로 확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을 앞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시설물이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세계불꽃축제도 다양한 자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관광학계의 제언이다.

 

서울에는 한강과 초고층 마천루라는 독보적인 도시 경관이 있다. 한강 야경과 빌딩 숲 위로 터지는 불꽃 자체가 다른 도시에서는 쉽게 재현하기 어려운 서울만의 도시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K-푸드’와 야간관광, 미식, 공연, 쇼핑 등 서울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불꽃을 보기 위한 방문을 서울을 경험하기 위한 체류로 전환할 수 있다고도 학계는 강조한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모이는 만큼 관람객들이 서울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 상권에서 얼마나 소비하며, 다시 서울을 찾도록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관광업계에서도 불꽃축제 전후 한강 야간관광과 미식·공연·쇼핑 등 서울의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문화·관광 콘텐츠와 글로벌 관광상품을 연계하는 시도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다. 축제 후 클린 캠페인과 지역 상권과의 동행 등으로 주민들이 축제의 경제·문화적 혜택을 함께 누리는 지속 가능한 축제로의 발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관광학회 관계자는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미래는 불꽃을 얼마나 크게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불꽃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를 얼마나 깊이 경험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축제로 만들어진 서울의 이미지는 오랜 도시 자산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가 끝난 뒤 서울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