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내고 도주한 현직 경감…‘아내 허위 자수’ 바꿔치기 끝 검찰 송치

광주 북부서 소속 A 경감, 도주치상·범인도피교사 혐의 적용…직위 해제 처분
연합뉴스

 

교통사고를 낸 뒤 현장에서 달아나 아내를 대신 자수시킨 현직 경찰 간부가 결국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로 덜미가 잡힌 해당 경찰관은 직위 해제 처분을 받았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A 경감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 사고 후 현장 이탈…이튿날 출석한 운전자는 ‘아내’

 

A 경감은 지난달 4일 오후 11시쯤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의 한 도로에서 운전 중 옆 차로 승용차와 충돌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상대 운전자가 부상을 입었으나, A 경감은 즉각적인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도주한 A 경감은 이튿날 자신의 아내를 경찰서에 출석시켜 운전자인 것처럼 허위 진술하게 했다. 법을 집행해야 할 경찰 간부가 처벌을 면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 포렌식 추궁에 자백…사흘 만의 조사로 음주 측정은 불발

 

완전범죄를 노렸던 계획은 수사팀의 추궁 앞에 무너졌다. 경찰은 A 경감 부부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고, 사고 직후 범행을 은폐하려 모의한 정황을 포착했다. A 경감은 아내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야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음주운전 혐의 입증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A 경감에 대한 직접 조사가 사고 발생 이틀 뒤에야 이뤄지면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음주 여부를 규명하지 못한 채 도주치상 혐의 등을 중심으로 사건을 넘겼다.

 

◆ 현직 경감 직위 해제…아내는 친족 특례로 ‘불처벌’

 

대신 자수한 A 경감의 아내는 형사 처벌을 피했다. 형법상 친족 간 범인도피죄는 처벌하지 않는 친족상도례 특례 규정이 적용된 까닭이다.

 

경찰 조직 내 징계 절차도 진행됐다. 경찰 관계 부서는 지난달 11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A 경감에 대해 직위 해제 처분을 내렸다. 향후 검찰 수사와 기소 여부에 따라 추가 중징계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