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전 반대”… 금융노조 1만4000명 총파업

작년 이어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4일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 추진 방침에 반대해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대규모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양민호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주 4.5일제 도입, 청년 채용 확대, 본사 이전 사전 합의, 정년 연장, 실질임금 보장, 제도개선 등 6가지가 금융노조의 핵심 요구”라고 밝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서울 광화문역 주변에서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 추진 방침에 반대, 주4.5일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개최한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동자들은 영업 실적 압박과 바쁜 일과로 동료들과 오붓하게 식사할 수도 없다”며 “여성 노동자들은 출근하기 바빠서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밥 한 끼 챙겨줄 수 없는 열악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무 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 지방 이전에 대한 사전 공지 및 합의 등이 이뤄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이른바 ‘3대 국책은행’ 소속 노조원을 중심으로 1만4000명이 집결했다.

 

금융노조에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 국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 43개 지부가 소속돼 있다.

 

전날 금융노조는 은행회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4.5일제 도입과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 청년채용 확대, 실질임금 인상 등을 위해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윤 위원장은 “올해 4월부터 사측과 수십 차례 논의를 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에도 직접 참석하는 등 성실히 임했지만 사측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총파업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데 금융회사에서는 사람이 계속 줄어 남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떠안고 있다”며 “AI와 디지털 전환으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면 그 성과를 노동시간 단축으로 돌리고 필요한 인력을 새롭게 채용해 청년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기관 지방이전에 대해서도 “2차 이전을 추진하기에 앞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수도권 집중을 얼마나 완화했고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이전기관의 인력 이탈과 정주 문제는 왜 계속되고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은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감독기관, 전문인력이 가까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빠르게 판단하는 집적과 협업이 중요한 산업”이라며 “금융산업의 특성도 따지지 않은 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을 비롯한 금융기관을 흩어놓는 것이 과연 국가 금융경쟁력을 높이는 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향후 교섭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05%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본격적인 파업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