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0㎝ 이상에 강아지상, 무쌍이면서 인상은 선하고 운동으로 다져진 체형.”
AI 매치메이커를 써 본 2030 여성들이 말한 이상형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었다. 그냥 ‘잘생긴 남자’가 아니라 키, 얼굴형, 눈매, 체형, 옷차림까지 자기가 어떤 모습에 끌리는지를 하나하나 짚어냈다.
외모만 본 것도 아니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인지, 연락이나 애정 표현은 적당한지, 진지하게 만날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도 꼼꼼히 따졌다.
사는 곳이나 생활 습관처럼 실제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현실적인 조건들도 이상형을 가르는 기준이었다.
소셜 데이팅앱 위피(WIPPY)는 생성형 AI 매치메이커 ‘멜라’와 나눈 여성 이용자들의 대화 294건을 들여다본 결과, 외모·키·체형·스타일을 언급한 답변이 82.3%로 가장 많았다고 5일 밝혔다.
그다음이 대화·연락·티키타카(75.5%), 진지한 연애·결혼 의향(66.7%), 정서적 안정감·다정함·배려(62.2%) 순이었다. 거리나 생활권을 언급한 비율은 54.4%, 흡연·음주 같은 생활 습관은 47.6%였다.
외적인 조건은 이상형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나왔지만, 다들 같은 걸 원한 건 아니었다.
키는 175~185㎝ 이상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고, 얼굴은 강아지상·곰상·여우상·늑대상까지 나뉘었다. 무쌍이냐 속쌍이냐, 인상이 선한지, 피부는 어떤지, 체형은 탄탄한지, 옷은 어떻게 입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적어낸 답변도 있었다.
‘잘생겼다’는 보편적인 기준보다는 자기가 끌리는 분위기와 이미지를 찾으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외모를 덜 따지는 게 아닌 취향이 더 세밀해진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조건은 대화·연락·티키타카였다. 전체 답변의 75.5%에서 등장했다.
‘말이 통하는 사람’은 단순히 재밌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유머 코드가 맞으며, 연락과 애정 표현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이어가는 사람을 원했다.
“다정하지만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사람”, “서로의 일과 생활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사람”처럼 관계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밝힌 사람들도 있었다.
외모가 첫 만남의 문을 여는 조건이라면, 대화 방식은 그 만남을 진짜 연애로 이어지게 만드는 조건인 셈이다.
진지한 연애나 결혼을 염두에 뒀다고 답한 비율은 66.7%였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이고 다정하며 배려심 있는 상대를 원한 답변도 62.2%나 됐다.
특히 오래 만날 상대를 찾는 이용자일수록 감정이나 관계에 대한 의도를 흐리멍덩하게 두지 않는지를 중요하게 봤다. 애정 표현을 안정적으로 하는지, 서로의 생활을 존중해주는지도 판단 기준이었다.
좋아하는 외모는 강아지상부터 늑대상까지 제각각이었지만, 관계에서 바라는 태도는 의외로 비슷했다. 다정하되 집착하지 않고, 적당히 연락하면서 관계에 대한 생각은 분명하게 밝히는 사람이었다.
‘어디 사는지’도 이상형을 가르는 조건 중 하나였다. 전체 답변의 54.4%에서 거리나 생활권 이야기가 나왔다.
이용자들은 부산·울산, 천안·아산, 의정부·양주처럼 특정 행정구역 하나만 콕 집기보다 실제로 오가며 만날 수 있는 범위를 제시했다. 사는 곳은 그냥 편의의 문제가 아닌, 얼마나 자주 만나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현실적인 조건이었다.
흡연이나 음주 같은 생활 습관도 47.6%에서 등장했다. 비흡연자였으면 좋겠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욕을 안 했으면 좋겠다,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답들이 나왔다.
이런 조건들은 ‘있으면 좋은 요소’라기보다, 상대를 고르거나 걸러내는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분석에서 드러난 이상형은 외모와 성격 몇 가지를 조합한 단순한 체크리스트와는 거리가 있었다.
내 눈에 매력적이면서 대화가 잘 통하고, 관계에 대한 의도가 분명하며, 실제로 자주 만나 안정적으로 연애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 이게 이들이 그린 이상형이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위피의 AI 매치메이커를 이용한 여성 294명의 답변을 분석한 것으로, 2030 여성 전체의 인식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복수 응답이 가능해 항목별 비율의 합은 100%를 넘는다.